▲12일 오전 과거사 관련 시민단체들이 이영조 새누리당 강남을 후보의 공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지용
강남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자 이영조씨의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4·3항쟁을 영어로 'rebellion(반란)'이나 'revolt(폭동)'로 표현해도 중립적"이라는 변명을 보면서 한국국민의 영어실력을 무시하는 그의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영조씨는 제발 영어로 된 한국 역사책을 보시라. 제주4·3항쟁의 정확하고 공식적인 영어표현은 'Jeju 4·3 Uprising'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정확하고 공식적인 영어표현도 'Gwangju Rebellion'이 아니라 'Gwangju Democratization Movement'이다.
이영조씨가 이 글을 발표할 당시 신분은 학자가 아니라 국가공무원이었다. 학자는 자유스럽게 표현을 쓸 수 있지만 공무원은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쓰는 표현을 써야 한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쓰는 영어표현을 몰랐다면 주의가 깊지 않거나 무식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않은가?
나는 이영조씨의 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에 어이가 없어서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대학교에서 한국역사를 가르치는 미국인 도널드 베이커 교수와 이에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나누었다. 베이커 교수는 한홍구 교수와 같은 미국 워싱턴대학교, 같은 지도교수 아래서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그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인 1980년 5월에 광주에 있었던 운동가이자 학자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베이커 교수와 나눈 이메일 대화 일부를 국영문으로 함께 공개한다.
- 2010년 11월, 진실화해위원회 3기 위원장 이영조씨는 미국에서 열린 학회에서 "제주 4·3은 폭동, 광주 5·18은 민중반란"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이영조씨의 영어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이영조씨의 그런 표현에 아주 마음이 불편하다. 1980년 5월의 반란은 광주시민이 일으킨 것이 아니라 몇몇 군 장성이 일으킨 것이다. 1980년 5월 18일 전국적으로 계엄이 확대 되는 것에 반대해 소수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그 시위는 평화적인 것이었고 반란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평화로운 시위대들이 자국민을 상대로 치명적 폭력을 저지른 군대와 마주쳤을 때 그 시민들이 정당방위로 저항한 것이다. 그래서 이영조씨의 '반란'이라는 표현은 아주 부적절하다.
제주 4·3의 경우는 그 시초가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화 시키는 남한만의 단독선거에 반대해 일어난 군사적 저항이기 때문에 내전(Civil War)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다른 말로 4·3사건 발단은 조국분단이 목적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비전을 놓고 일어난 전투였다. 그래서 그것은 내전이지 폭동이 아니다. 미국역사에서도 미국 북부와 남부가 벌였던 남북전쟁을 남부의 북부에 대한 반란이나 폭동으로 부르지 않고 내전으로 부른다. 그래서 제주 4·3사건과 그 뒤 한국전쟁도 내전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 In November 2010, Lee Young-Jo, 3rd president of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of ROK, described Gwangju Massacre or Gwangju Democratization Movement as 'Gwangju Rebellion' and Jeju April 3 Incident as 'Jeju Revolt'. What do you think of Lee Young-Jo's description on Gwangju Incident and Jeju April 3 Incident?"I am not comfortable with either of those two definitions. The rebellion in May, 1980, was a rebellion by a few Army generals, not by the people in Gwangju. On May 18 a few people in Gwangju protested peacefully against the declaration of nation-wide martial law (peaceful protest is not a rebellion) but then, when those peaceful protests were met with deadly violence at the hands of the military, they began fighting back, primarily in self-defense. Therefore the label "rebellion" is inappropriate.
As for Jeju, it would be more appropriately described as a civil war, since it began as an armed protest against plans to hold separate national elections south of the DMZ and therefore solidify the division of the peninsula into two separate countries. In other words, the fighting in Jeju back then was fighting over two different visions of what Korea should look like, over whether it should be one country or two. That's a civil war, not a revolt. (In US history, the fight between the north and the south is usually called a civil war, not a revolt by southerners against northerners. I believe the same sort of terminology should be applied to Korean history as well.)"
이렇게 한국역사를 가르치는 미국인 교수의 영어표현에 대한 지적에 대해 이영조씨의 답변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