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쌍용자동차 파업 진압을 모범사례로 발표한 경찰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최지용
이 같은 경찰의 발표에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찰의 발표를 "당시 폭력적인 진압에 괴로워하는 노동자들을 고문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발표를 철회할 것과 조현오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13일 오후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동조합,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 100여 개 단체는 서울 미금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의 쌍용차 진압 우수사례 선정을 규탄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쌍용차 파업에 대한 경찰의 진압과 구속수사는 우수사례가 아닌 국가 공권력의 추악함과 인권유린, 더 나아가 사죄의 사례로 남아야 할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우수사례라는 설문결과는 "결국 경찰이 갖고 있는 인권의식은 철저하게 반민중성과 반노동자성이란 사실을 증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테이저건을 사람 얼굴에 쏜 게 자랑인가? 사람을 죽이고도 양심이 없는 경찰"이라며 "해고 노동자들에게 아직도 죽음의 그림자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모습은 정말 추악한 악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쌍용자동차의 폭력적인 진압을 모범사례라고 말하는 행위는 과거 잘못된 국가 공권력에 희생 당한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조현오 청장은 물의를 일으킨 것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의 삶과 생활은 파괴를 넘어 붕괴됐고, 아이에서 어른까지 온 가족의 고통이 촌각으로 심장을 찌르는 마당에 사죄는커녕 죽음의 관뚜껑 위에서 풍악을 울리고 있다"며 경찰의 발표를 규탄했다.
이어 "경찰이기를 포기하고 '인권유린청'으로 변한 중심에는 조현오 청장이 있다"며 "경찰청의 발표를 지켜보는 3000명의 해고자와 1만 명이 넘는 희망퇴직자 그리고 그 가족의 고통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 이번 경찰청의 발표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경찰청과 조현오 청장의 몫"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후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경찰청 민원실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분을 참지 못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6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의 쌍용차 강제 진압 이후 해고노동자와 그의 가족 등 21명이나 되는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당시 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을 치유하기 위한 심리치유센터가 문을 열 정도로 그 피해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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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진압, 모범사례 5위"... 몰염치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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