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달고나'에서 중년의 세우(박현빈 역)가 추억속 여행에서 고등학생 시절의 지희(문진아 역)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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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와 추억의 장면...가슴이 저민다
노래와 함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은하철도 999'에서는 만화방 장가 안간 삼촌(홍록기, 이훈진 역)의 비장함, '담배 가게 아가씨'에서는 수경(김지민 역)을 향한 삼촌의 설렘, '꽃과 어린 왕자'에서는 세우와 지희의 순수한 사랑, '미인'에서는 동네 청년들의 열정이 묻어나온다.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에서는 세우와 지희의 사랑이 활기찬 무용과 설레임으로 표현되고, '불티'에서는 지희를 좋아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태한(김순택,강성 역)의 안타까움이 배경영상과 함께 뜨겁고 박진감 있게 전달된다. '골목길' 에서는 삼촌의 설렘과 외로움을 잘 표현했다.
세우(박성환,박현빈,조형균 역)와 지희(오진영, 문진아 역)는 대학에 진학해 영화동아리에 가입하며 꿈을 키워가고 지희는 세우에게 타자기를, 세우는 지희에게 몽블랑 만년필을 선물하지만 곧 세우는 군대에 입대하게 된다. 이 때 먼저 군대에 가 있는 태한이 부르는 "이등병의 편지"의 감미로운 선율에서는 입영통지서를 받아봤던 사람들에겐 새록새록 기억을 불러일으킬 가슴저밈과 애잔함이 밀려온다.
지희가 결혼식 드레스를 입고 있다. 태한이 등장하길래 태한과 지희의 결혼장면인 줄 알았더니 반대편에 세우가 보여서 그럼 그렇지 하고 안심하게 된다. 지희와 세우는 무대 양끝에서 결혼예복과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로를 마주보며 걸어 들어오더니 마주치자 서로를 등진 채 각자의 반려자에게 향하는 것이다. 이 아이러니와 추억의 장면이 오히려 더 아득하게 가슴 저미며 커튼 뒤에서 정한이 부르는 "웨딩케이크" 노래가 가슴을 파고든다.
주인공 세우 역의 박현빈은 자연스런 연기와 특유의 가창력으로 매끄럽게 배역을 소화하며 무대의 중심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하고 있었다. 같은 세우역의 조형균은 연기와 노래의 탄탄한 기본기로 뮤지컬 '렌트'에서도 보여준 바 지희를 향한 지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희 역의 오진영은 아름다운 외모와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노래로 감동을 주며 상대배우와도 안정적인 호흡을 보였다. 같은 지희역의 문진아는 발랄한 외모와 맑고 통통 튀는 음색이 상대 배역과도 경쾌한 호흡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