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바위조각난듯 하지만 1.2Km에 달하는 한 덩어리의 바위로 틈에서는 용천수가 나와 민물에서 사는 곤충들과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김민수
지난 7일부터 해군이 업체를 동원해 강정마을 해안에 있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는 가운데, 구럼비 바위의 보존가치가 새롭게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헤럴드경제> 인터넷판은 8일자 '구럼비의 진실은? 희귀바위VS흔한바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구럼비 바위의 보존가치를 의심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기사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의견을 인용하며 "구럼비 바위 자체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도, 생물권보전지역도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리고 제주해군기지 사업단장, 윤태정(57) 전 강정마을 회장, 김영민 전력정책관 소장 등의 의견을 빌려 구럼비 바위는 희귀바위가 아니라는 의견을 소개했다.
구럼비 바위가 세계자연유산이 아닌 것은 사실, 그러나..말미에 "거기에서는 샘물이 솟아나오고 온갖 희귀식물들이 있다"는 문정현 신부의 주장을 반론으로 덧붙이기는 했지만, 앞선 세 명이 전부 해군기지에 우호적인 사람들이란 점에서 구럼비 바위의 가치를 폄훼하려는 기사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우선, 구럼비 바위가 세계자연유산도 생물권보전지역도 아니라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말은 사실이다. 참고로, 도내 환경단체나 강정마을 주민들이 구럼비 바위를 세계자연유산이라거나 생물권보전지역이라고 소개한 적이 없다.
다만,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범섬 인근까지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환경운동가들은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생물권보전지역에 서식하는 희귀생물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구럼비 해안에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와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생태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해군기지 공사를 멈춰야한다고 주장해왔다.
<헤럴드경제> 기사는 "구럼비 바위는 특정지역의 희귀한 바위가 아니며 제주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까마귀쪽나무을 뜻하는 일반 보통명사"라는 해군기지사업단장의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 여기에 윤태정 전 강정마을 회장은 "애당초 '구럼비 바위'라는 명칭은 없었다. 기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신성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붙인 것"이라며 구럼비 바위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데 동참한다.
참고로 윤태정 전 회장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마을회를 소집하고 1200여명의 주민들 중에 87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수로 해군기지 유치안을 가결시켜 도청에 유치신청서를 접수한 사람이다. 그는 훗날 주민들에 의해 마을회장직을 박탈당했다.
구럼비 바위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라는 해군기지 사업단장의 주장이나, 애당초 강정마을에 '구럼비 바위'라는 이름이 없었다는 윤태정 전 회장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구럼비 바위가 일반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