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행정대학원인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7∼9일 공동주최하는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위해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고 있다. 한편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임 본부장과 같은 세미나에 참석하고 북미 고위급회담의 주역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나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도 뉴욕을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6자회담 참가국들의 주요 인사들이 망라되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남북한 측 참석자들이다.
북한 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 부국장 등 5명이 참여하며, 남측에서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과 함께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현동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이 참석한다. 리용호 부상과 임성남 본부장은 모두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이다.
때문에 이 세미나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 별도의 회동을 할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만약 회동이 성사된다면 2.29 북미합의 이후 '통미봉남(북한이 미국과 대화는 하되 남한과의 접촉은 피하는 전략)'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당국자 간 첫 만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가 3차 남북비핵화회담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은 구면이다. 지난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남북비핵화회담에서 조우한 적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남측 수석대표는 위성락 본부장이었으나, 임 본부장은 차기 수석대표에 내정된 상태에서 '비밀리에' 만찬 자리에만 참석해 리 부상과 얼굴을 익혀놓았다.
일단 남측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지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남북회담을 건너뛰고 3차북미회담이 열린 데 대한 부담감에다 '통미봉남'이란 따가운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 "만남 있을 것으로 기대"... 리용호 "계획 없다"6일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양측의 대표가 자리를 함께하는 것이니만큼 공식적인 회담은 아니더라도 만남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에 나타난 리용호 부상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는 한국시각 7일 새벽에 뉴욕 JFK공항에 도착해, '6자회담 재개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임성남 본부장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리 부상의 이같은 반응은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 문에 걸린 이른바 '대적관 구호'와 관련 북한에서 최근 대대적으로 일고 있는 대남 규탄 분위기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총동원해서 연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과 남한에 대한 '성전'을 불사하겠다는 다짐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