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현 놘취안 마을 고성 안 식당 주인 아주머니. 쿠챠오허러, 더우푸간, 펀퉈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최종명
오후 2시가 넘어 배가 고픈 참에 두부를 직접 맛보려고 '펀퉈뎬(粉坨店)'을 찾았다. '펀퉈'는 가루 덩어리라는 뜻이자 음식 이름이기도 하다. 두부나 분식도 팔고 홍등이나 캐릭터 상품도 파는 가게다. 10명 정도 들어앉으면 꽉 찰 만큼 작은 공간이고 따뜻하다.
두부가 담긴 그릇이 난로 위에서 익고 있다. '더우푸간 먹으러 왔다'고 하며 들어섰다. 눈매가 선한 아주머니가 나오더니 그릇에 두부 3개를 담아왔다. 2위안이니 360원, 1개에 120원꼴로 정말 싸다. 보는 것처럼 딱딱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깔끔히 씻어내 듯 말랑말랑하면서 쫄깃하다. 아주 오래 말리고, 익히고, 불려서인지 1개만 먹어도 배부르다.
두부만 먹고 가기 아쉬워 국수처럼 생긴 것을 주문했다. 삶은 달걀 하나까지 넣어서 나왔다. '쿠챠오허러(苦蕎餄餎)'라고 한다. 메밀로 만든 국수인데 러시아 연방에 속한 북방민족인 타타르족이 즐겨 먹던 쿠챠오 메밀, 즉 '쓴 메밀'로 만든 국수다. '허러'라는 말은 메밀가루를 반죽해 빼내는 틀 국수라는 말이다.
약간 노란 면발이 질기고 푸짐하다. 육수 맛도 구수해 삶은 야채와 함께 먹으니 꽤 맛있다.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과 시안(西安)부터 허베이(河北)에 이르는 지역의 전통 민간요리다. 타타르족은 터키의 투르크족, 몽골족 등과 경쟁하며 살았고, 지금도 중국 서북부에 수천 명이 다다(鞑靼)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동쪽 볼가 강 변에 있는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베이징 서쪽 한 작은 마을 음식 이름에 민족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