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D70캐논과의 색감이 달라 니콘의 색감이 그리울 때 사용한다. 이 카메라는 렌즈가 생기는 바람에 중고시장에서 10만 원을 주고 구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명품이다.
화면캡처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명품보다는 그 명품을 가진 '사람'의 문제다. 비싼 명품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고 좋은 결과물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비싼 명품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다루는 사람에 따라 좋은 결과물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명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나는 개인적으로 명품을 선호하는 것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그 사람이 명품과 잘 어울리느냐의 문제에는 민감하다. 명품의 대중화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명품의 대중화는 결국 가격의 문제와 맞물려 있기에, 이전에 가질 수 없었던 명품을 좀 더 쉽게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품=비싼 것'이라는 도식에는 반대하지만, 명품은 동시에 제 값을 받아야 하고, 그 명품을 손에 쥔 사람에 따라 빛을 발하기도 하고 퇴색되기도 하는 것이니 명품 그 자체가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가슴 한 켠으론 새로운 카메라를 꿈꾼다. 단순히 더 상위기종이고 비싸서가 아니라, 나의 사진작업에 '적합한' 카메라를 찾다 보니 눈높이가 그 정도로 맞춰진 것뿐이다. 그것도 인연이면 맺어질 것이요, 인연이 아니면 맺어지지 않을 터이다. 또 내가 원하는 카메라를 가지고 작업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나의 이런 욕심과는 상관없이 내게 있어 진짜 명품은 지금의 나를 여기에 있게 해준 앞서 소개한 카메라들이다. 주인을 잘못 만나 셔터박스를 몇 번이나 갈아치우고 더는 수리할 수 없어 장롱에 들어가 있는 카메라들. 고가의 카메라도 아니며, 상위기종의 카메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카메라요, 무엇보다도 손때가 묻은 소중한 카메라다. 손의 감각만으로도 착착 감기는 나의 카메라들,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나와 찰떡궁합인 이 명품들의 힘으로 앞으로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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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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