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지나며 바라본 바다 풍경
변종만
우주로 꿈을 키우는 고흥. '꿈을 현실로 high 고흥 happy 고흥'이 슬로건이다. 고흥은 꼬불꼬불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능가사, 팔영산, 소록도, 고흥만, 나로도 등 볼거리와 사연도 많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날은 국민의 눈과 귀가 고흥 동쪽 바닷가로 향한다.
작년 12월 고흥의 서쪽 바닷가에 총연장 2028m의 거금대교가 개통되었다. 거금대교는 녹동항에서 배로 30여 분 걸리던 거금도를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와 하나로 이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자전거·보행자 도로와 차도를 1, 2층으로 구분한 복층형 해상 다리다.
지난달 26일,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고흥 거금도의 적대봉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착한 사람들은 시간도 착하게 쓴다. 관광버스 2대가 아침 7시에 청주를 출발한다. 이러니 늦지 않으려고 택시비 많이 낸 게 아깝지 않다.
도로가 좋아졌지만 청주에서 거금도까지는 거리가 멀다. 자연스럽게 앞뒤 사람들끼리 자기소개를 한다. 얼기설기 얽힌 게 인생살이라 몇 마디 나눠보면 연관이 된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하니 차 안에 활기가 넘친다. 여산휴게소와 황전휴게소에 들렸던 차가 바닷가 가까이에 왔다.
고흥에 들어선 차가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건넌다. 소록도의 슬픈 사연 때문일까. 흐린 날씨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좌우로 펼쳐진 바닷가 풍경이 우울해 한센병 환자들의 한숨과 자원봉사자들의 거룩한 뜻을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