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닭·돼지도 수출 못 하는 FTA가 새로운 기회?

등록 2012.03.02 19:57수정 2012.03.0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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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은 우리 농수산물 수출의 커다란 기회가 되고 우리 경쟁력을 스스로 키워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새 농협 출범 기념식 축사에서 "우리 농식품산업은 당당한 수출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바로 우리 옆에 거대한 시장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중국에서는 고소득 소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품질 좋은 우리 농수산물의 경우 최근 수출이 크게 늘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또다시 장밋빛이다. 오로지 장밋빛 전망만을 늘어놓는다. '개방과 경쟁은 절대선'이라는 맹목적 환상에 빠진 이명박 정권은 우리나라의 농축수산업의 현실 따위는 상관없다. 거대한 시장이 있어도 수출조차 못하는 우리 농업의 현실을 보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EU 수출은 없다

EU는 미국, 아시아와 함께 세계 3대 경제권 중 하나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마따나 우리보다 인건비가 두 배나 높은 벨기에는 우리나라에 돼지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EU에 전혀 수출되지 않는다.

작년 3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민주통합당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축산물이 EU에 수출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다. 


"국내산 축산물의 수출 가격경쟁력, 장거리 물류비용 및 EU내 위생수준 충족을 위한 부대비용 발생 등의 이유로 EU시장 진출 수요가 많지 않아 대EU 수출추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이에 더해 대표적 한류음식이라 할 수 있는 삼계탕 역시 "1996년부터 EU 수출을 추진했으나 1998년 EU측의 국내 위생실태 현지실사 이후 중단"된 상태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미국 수출은 없다

또다른 경제권 중 하나인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2011년 현재까지 국내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삼계탕의 미국으로 수출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011년 7월 농림수산식품부가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출승인을 위하여 미국 측과 우리나라를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하는 행정절차를 진행하던 중 2010년 초에 국내 구제역이 발생하여 절차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닭고기 역시 국내에서 뉴캣슬병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관계로 미국 측에서 수입허용절차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삼계탕은 미국 측에서 우리나라의 가금육 관련 위생관리 제도가 미국내 제도와 동등한 지 여부를 평가 중에 있다. 특히 삼계탕이 미국에 수출되지 못한 이유는 "멸균 처리된 삼계탕에 대해서도 닭에서 발생하는 뉴캐슬 병원체를 이유로 금수조치(외교통상부 자료)"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당한 수출산업'이라고 목놓아 외치는 한국의 농축산업의 처참한 현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장미빛 전망'은 허구다.
#FTA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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