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가 며느리 스캔들> 표지
현문미디어
정신의학에선 인간들이 느끼는 쾌락을 다행감, 의기양양, 고양, 황홀경 4단계로 구분하는데 섹스 때 얻는 오르가즘은 쾌락이 절정을 이루는 황홀경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르가즘에서 느끼는 쾌락의 정도가 최고단계인 황홀경이기에 남녀관계는 시대, 역사, 환경을 뛰어넘어 태고부터 끊이지 않는 스캔들의 중심이 되었을 것입니다.
남녀칠세부동석, 삼종지도, 칠거지악이 사회적 기준이 되고, 쓰개치미를 쓰고 순종과 정절 그리고 수절이 당연시되었던 조선시대를 살았던 왕가의 여자들도 결국은 여자였으며 그들의 세계에서도 남녀관계로 인한 스캔들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경채 지음, 현문미디어 출판의 <조선왕가 며느리 스캔들>에는 조선시대를 연 태조 이성계부터 10대 왕인 연산군시대까지 있었던 왕가 며느리들의 스캔들이 원초적인 묘사로 담겨 있습니다.
간부의 대명사가 된 어우동은 태종의 증손자 며느리
태조 이성계의 둘째 부인이 된 강씨 이야기로 시작되는 <조선왕가 며느리 스캔들>을 읽어가다 보면 눈과 귀에 익숙한 어우동이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역사에 흥미가 없고, 술을 좋아하지 않아도 웬만한 술집이나 축제장엘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게 어우동쇼였습니다. 화려한 삿갓을 살짝 비뚤게 쓰고, 요염한 몸짓으로 남정네를 유혹하는 모습으로 상징되는 어우동쇼의 어우동은 태종 이방원의 둘째아들인 효령대군의 손자며느리였습니다.
왕가의 며느리였던 어우동이 시대의 간부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시대의 옹졸함과 가치의 모순이 보이고, 인간의 몸속에 잠재되거나 감춰진 성의 본능과 욕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동성애를 즐기던 세종의 며느리, 중의 며느리를 낳은 경녕군의 셋째며느리, 왕가의 며느리에서 시대의 간부가 된 어우동, 연산군의 여인이었던 장녹수와 호구지책을 위해 아내 옥금의 간통현장을 눈감아 주었던 경양부수 등 조선 초기 왕가며느리들에 얽힌 스캔들은 관음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조선의 3대 간부, 어우동은 10명의 남자였지만 옥금은 40명경양부수의 아내 옥금은 세종 때의 감동, 성종 때의 어우동과 함께 조선 초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3대 간부姦婦로 불린다.조선 세종 때 평강 현감 최중기의 부인이었던 감동은 바람을 피우다 남편에게 버림받자 아예 창기娼妓를 자처하며 전·현직 관리와 간통한 죄로 처벌을 받았다. 감동은 성삼문의 할아버지 공조판서 성달생을 포함해 무려 마흔 명의 남자들과 간통했지만 세종은 국법대로 곤장을 쳐서 변방의 노비로 보냈다가 이듬해에 천역을 면제하여 먼 지방으로 안치했다. -본문 237쪽-<조선왕가 며느리스캔들>은 관음증을 유발시키고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남녀관계만을 다루고 있진 않습니다. 시대적 상황을 병풍처럼 두르고, 역사적 배경을 포단처럼 깔고 있어 열녀문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생성될 수밖에 없었던 스캔들이기에 한층 더 흥미롭고 진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