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면 씨가 잠수부가 따서 올린 강굴을 배 위에서 선별하고 있다.
이돈삼
강굴은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서 산다. 잠수부는 5∼6m 깊이의 이 물속에서 굴을 떼어낸다. 잠수부가 물속으로 들어간 지 30여분 지났을까. 함께 얘기를 나누던 이성면 씨의 몸놀림이 부산해진다. 무슨 신호가 왔는지, 배 위에 설치된 크레인을 조작한다.
저만치서 굴을 가득 담은 그물망이 당겨지고, 배에서 빈 그물망 하나가 물속으로 내려간다. 강물에서 건져진 그물망에 굴이 가득 들었다. 50㎏ 안팎이란다.
"3∼4년 전만 해도 잠수를 하면 10분 만에 한 망씩 올라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30분이 걸리네요. 여름 장마 때 종패가 많이 쓸려가고, 섬진강의 환경도 갈수록 바뀌어 간 때문이에요. 언제까지 굴을 딸 수 있을지 원…."현재 강굴 채취는 섬진강 하류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수확량이 줄고 있다. 강의 하구가 바다에 침식당하는 탓이다. 바닷물의 수계가 올라와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서 강굴의 서식지가 점점 상류로 이동하고 있다.
배알도 주변에서 채취하던 굴을 이곳까지 거슬러 올라와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보다 더 올라가면 바위가 없는 모랫바닥. 그래서 강굴의 서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지금 대도시에서 강굴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이에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 어떡하겠어요? 아직 양식기술도 없고…." 이 씨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