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찾아 방과후 수업을 마친 민경훈 군과 같이 노는 아이들.
오문수
선풍기가 계속 돌기만 하면 그래도 괜찮은데 매일 밤 계속되는 정전에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면 잠은 다 잤다고 봐야 한다. 잠 못 이룬 이튿날 새벽 마을 구경이나 할까 하고 방문을 여니 문 틈에 모기가 한 움큼 붙어 있었다.
날이 새고 어두컴컴한 새벽. 화장실이 없는 집 사람들은 집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밭에서 용변을 보고 돌아온다. 젖을 짜기 위해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소똥을 모아 말린다. 소똥은 말려서 연료가 된다. 널빤지나 도구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손으로 긁어모으는 사람도 있었다.
잠에서 깨어나 집 밖으로 나가니 홈스테이하는 집 딸 '사란냐'가 맷돌에 마늘, 양파, 토마토, 향신료, 생강, 마샬라를 넣고 돌끝을 잡고 한 방향으로 돌리자 묽은 죽 같은 식재료가 탄생했다. 멀리 한국에서 귀한 손님이 왔다고 소고기까지 넣어 전통 음식인 '쿠루마'를 정성껏 만들어줬다.
"왜 한국 학생들은 검정 옷을 입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