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씨
이영광
다음은 통합진보당 김지윤 청년 비례대표 경선 출마자와 일문일답.
- 야권연대가 최종 결렬돼 각자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통합당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야권연대가 안 될 경우 이익은 새누리당이 볼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워낙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1%를 위한 정치를 한 탓에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이익을 봐서는 안 된다는 대중의 정서가 큽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총선에서 야권연대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묻지마 야권연대'는 안 된다고 봐요. 야권연대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그것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처럼, 일각에서 그러는 것처럼 '미덕'으로까지 격상시켜서는 안 된다는 거죠. 다시 말해 저는 불가피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경우까지 야권연대를 무조건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통합당 후보가 진보적이지 않고 심지어 새누리당과 구별되지도 않을 정도인 경우에는 야권연대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봐요.
2월 27일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명단이 나왔잖아요. 이것 때문에 어제 하루종일 트위터에서 '이게 무슨 개혁공천이냐'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이명박 정부 인수위 사람이나, 뉴라이트계열 또는 김진표 같은 분류가 공천이 돼 사람들 불만이 많아요.
진보의 원칙과 가치를 훼손하면서, 혹은 투쟁을 희생시키는 야권연대는 오히려 사람들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쳐도 새누리당을 누르기 어려운 곳에서 굳이 야권연대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통합진보당은 미래를 위해 기반을 닦는 것이 필요하겠죠.
저는 야권연대가 불가피한 경우는 민주통합당 후보와 통합진보당 후보가 둘 다 진보적으로 여겨져 표가 분산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새누리당만 좋은 일 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죠. 그러나 이럴 때조차 야권연대를 위해 투쟁을 희생시키거나 야권연대에 투쟁을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99%를 대변하는 청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히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변할 생각이십니까?"저는 제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국회 연단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는 역할을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청년에게 희망을'이라는 기치 아래 내건 공약, 예를 들어 '청년 실업수당 80만 원 신설하는 것' '학자금 대출 부채 탕감 또 녹색 일자리 100만 개 신설' 등은 법안의 상정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저는 연단에서 '99% 청년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또 청년뿐만 아니라 노동자들, 억압받고 천대 받는 사람들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그 역할은 국회 안에서만 할 수 있다고 한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국회 밖에서 사람들의 자기행동, 저항 같은 것을 잘 벌여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중요하죠. 저는 그런 움직임에 대해 지원하고 조직의 구심을 형성하는 데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회 밖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국회 안에서 법안을 만들고 그 법안이 잘 통과 될 수 있도록 국회 밖에서의 투쟁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역할을 국회 안으로 한정 짓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 안팎에서 노력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
- 총선 출마 결심은 언제 했나요?"그렇게 오래전부터 한 것은 아니구요(웃음). 원래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통합진보당에서 '위대한 진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청년들을 제대로 대변하는 정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 총선 출마 선언을 했을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글쎄요. 제 주변의 지인분들도 그렇고 온라인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너가 이제까지 20대에 했던 진보활동을 앞으로 잘 가져가서 이제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청년 국회의원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 "촛불운동이 인생의 전환점이였다"고 하셨습니다. 지윤씨께 촛불은 어떤 의미 입니까?"촛불을 통해 역사를 바꾸는 사람들의 힘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어럼풋이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의 힘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08년 6월 10일 백만 촛불 집회에 나가서는 '1987년 6월에 가졌던 사람들의 희망과 기대가 이런 것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촛불운동을 통해서 많은 분들의 지지를 피부로 느끼는 흔치 않는 경험을 했는데 그런 것들이 저에게 자신감과 확신을 심어준 것 같아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 됐을때 사람들이 낙담하는 분위기가 있었잖아요. 하지만 취임한 지 100일도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리면서 거리로 직접 나오는 것을 보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점에서 촛불은 저에게 대중적 운동에 대한 확신과 자신을 새겨준 중요한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 2008년 '고대녀'로 알려지며 언론에서의 관심이 부담스웠을 것 같은데."부담 자체 보다는 믿기지가 않았어요. 친구들이 '고대녀가 너냐'고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참 어리둥절했어요. 촛불 정국 당시에는 지나갈 때마다 '그 학생 아니냐'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발언하고 내려오면 시민들이 '같이 사진 찍자'고도 했었죠. 저에겐 신기하고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부담스럽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제게 주시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한승수 총리로 대변되는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촛불의 목소리를 냈던 여대생이라는 기대가 많았어요.
그런 기대가 출마 선언을 했을 때 응원으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오히려 저에겐 부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에 맞서서 진보적 목소리를 냈던 것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제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셨어요. 예를 들어 주성영 의원이 제게 '고대생이 아니다'란 말을 해 제가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을 때도 촛불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변호사비와 재판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제게 보내주신 지지나 기대를 실망으로 돌려드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부담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제가 꿋꿋하게 진보 진영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 언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나요?"제가 대학에 입학 했을 때가 2003년인데, 그때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세상을 새롭게 봐야 한다는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불의와 평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당연히 등록금 문제는 고민이 많았고요. 이후 운동에 참여하게 됐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반전 문제가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청계천 노점상들이 차별당하는 이야기를 들어면서 뭔가 사회가 부조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4년부터 이런저런 환경 덕분에 정치에 조금씩 연관을 맺은 것 같아요."
- 지난달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토론해 화제가 됐어요. 이 비대위원과의 토론은 어땠나요?"학내 방송에서 20대 문제 토론회를 기획한다면서 제게 나와달라고 해서 나가게 됐습니다. 처음 기획할 때에는 1대 1 토론은 아니였다고 하더군요. 토론 직전에 저는 1대 1 토론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듣게 됐습니다.
새누리당은 청년문제를 키운 장본인들이 있는 당인데 이런 얘기를 나눠보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해서 참가하게 됐죠. 만나 보니 같은 20대지만 생각과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이 비대위원은 어땠나요?"예를 들어 청년 실업을 얘기할 때 '창업 같은 것을 고민해 봐라'라고 하더군요. 등록금 문제에 관해 제가 사립학교 법인의 적립금 문제를 언급했고 감사원에서 12% 이상 (등록금)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대학들이 등록금을 2~3% 인하하면서 생색낸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더니 이 비대위원은 '하버드는 그것보다 훨씬 많은 적립금이 있다'며 '한국 대학의 적립금이 많고 적음에 대한 시각 차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또, '감사원의 조사 결과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죠.
그는 사실상 사립학교 법인을 옹호하고 사립학교 법인들이 배불리기를 하는 것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지금 대학생이 겪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는 부자증세 같은 것도 사실상 반대했어요. 제게 '정확히 몇 퍼센트 증세해야 하는지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더라고요.
'20대 문제를 이야기하겠다고 온 사람이 이런 태도를 가질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선동적이라고만 하고 제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는 것도 많았죠. 다른 가치관을 취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업이 비정규직 뽑지 않아야 비정규직 문제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