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매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윤성효
노조 지회는 지난 25일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를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 모임이 삼천포에서 있었는데, 조합원들이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한 것이다. '해고 붕어빵'을 굽는 가족들도 함께 했다.
김씨는 "한 가정의 생존권마저, 그것도 부당하게 짓밟아 버린 것이다. 원청업체는 하청업체를 바람막이로 해서, 비정규직법을 이용해 노동자를 잘라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원을 비롯한 전국 대형 매장에 비정규직이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14명 조합원과 함께 승리해서 현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늘도 집사람은 붕어빵을 굽고 있다. 아내의 붕어빵 굽는 모습을 보면서 다짐한다.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해 복직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것이다. 10년 동안 일해 왔다고, 부당해고 철회하라고 당당하게 외칠 것이다."롯데백화점 창원점 시설관리 위탁업체 소속으로 있다가 집단해고된 비정규직 가운데는 안타까운 사연이 많다. 위탁업체 사장한테 결혼 소식을 알려준 날 계약종료 통보서를 받은 비정규직이 있었는가 하면, 5살 아이를 둔 부부 비정규직이 같이 해고되기도 했다.
또 한 조합원은 병을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고 있다가 투쟁 때문에 모실 수 없어 요양원으로 보내기도 했다. 이들의 거리 투쟁이 계속 되는 속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전체 6만 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1인당 1000원씩 '투쟁기금 모으기'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위탁업체(전·현)와 노조 지회가 집단해고 두 달이 지난 28일 오후 첫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노조 지회 측은 14명 전원 원직복직을 요구했지만, 위탁업체 측은 3명만 고용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노사는 오는 3월 5일 다시 만나 협상하기로 했는데, '해고 붕어빵 가족'은 단란했던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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