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을 물고 날으른 갈매기 정말 '찰나'였습니다
김동수
갈매기 부리에 물린 막둥이 "아야 아야" 손에 새우깡을 쥐고 있으면 순식간에 날아와 새우깡을 낼럼 하고 낚아채갔습니다. 정확했고, 빨랐습니다. 카메라를 무조건 눌렀는데 새우깡을 낚아채는 순간이 찍혔습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보고 "찰나"라며 감격했습니다. 그 순간 막둥이 고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야 아야!""왜 그러니?""갈매기가 내 손가락을 물었어요. 아파요 아파요.""괜찮아.""이제는 손가락에 잡지 않고 던져줄래요."
갈매기가 새우깡을 물고 가면서 손가락까지 물었던 모양입니다. 막둥이 엄살이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새 부리에 물린 것은 처음이니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갈매기들은 끊임없이 새우깡을 찾았고, 사람들 손에 들렸던 새우깡이 다 떨어졌지만 머리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장사도에 도착할 때까지 더 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새우깡 먹는 갈매기... 자연을 거스르는 것 아닐까?
그런데 과연 이런 행동이 갈매기를 위해 좋은 일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이곳 갈매기들은 물고기를 거의 잡아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들 손에 있는 새우깡을 먹는 것만으로도 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갈매기는 물고기나, 해조류를 먹고 살아야 합니다. 인간이 주는 새우깡으로 사는 갈매기를 과연 갈매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리산 반달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는 것 역시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우깡을 좋아하는 갈매기를 보면서 마냥 좋아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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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깡을 좋아하는 갈매기 안타까운 것은 갈매기들이 새우깡만 먹는다는 것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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