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없는 땐쓰' 마지막 장면
문성식 기자
말 그대로이다. 사심이 없다. 사심을 가지고 보면 왜 저런 무용을 했느냐 할 것이고, 사심 없이 보면 정말 통쾌하고 시원한 몸짓일 것이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공연되는 안은미 컴퍼니와 서울국제고등학교 학생 22명의 '사심없는 땐쓰'는 청소년들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춤으로, 가장 일차적 표현도구인 몸으로 풀고 있었다.
1부 무대는 시시각각 바뀌는 무대조명과 쿵쾅대는 비트음악, 원색적인 강렬한 민소매 상의와 교복, 츄리닝이 청소년들의 억눌린 열망을 표현해주고 있었다. 음악은 1990년대 영턱스 클럽의 '정',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그룹 '카라'의 '미스터' 등의 노래가 변주되어 나오며, 무대 뒤편에는 그 음악들의 노래가사가 크게 보여지며 청소년의 감정코드를 보여준다.
파격과 도발 - 몸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다항상 파격과 도발의 선두에 서있는 안무가 안은미가 우리나라 세대별 몸의 역사 기록물 시리즈로 지난해에는 할머니들의 춤 동작을 탐구하여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는 청소년들과 함께 춤공연을 만든 것이다. 그 다음 공연으로 40-55세 중년 남자들의 춤을 담은 공연을 계획 중이다. 안은미는 '춤'이라는 것을 통해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고, 춤이라는 매체가 갖는 '즉각성'으로 이러한 문제를 풀어보고자 했다며, 몸에 대한 역사의 기록을 객관성을 가지고 작업하고자 했다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는 학교 폭력, 자살, 과외 문제 등 심각하지만, 그에 비해 그들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들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이 때문에 예술의 영역에서 그들에게 접근하고 대변해줄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