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금각사의 모습, 물에 비친 모습도 아름답다.
전종훈
지난 1월 10일, 일본으로 가는 날,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약 2시간 후 오사카 공항에 도착했다. 오사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정신이 없었다. 처음 밟는 출국 수속이다보니 아무래도 낯설었는지 정신 차릴 경황이 없었다. 바로 짐을 풀고 오사카에 있는 기요미즈데라(청수사·淸水寺)를 방문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본에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사찰이 많았다. 그 다음날, 우리나라에도 잘알려진 긴카쿠지(금각사·金閣寺)에 방문했다. 사진으로 금각사를 볼 때는 '이게 정말 금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명불허전이라고, 과연 금각사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다. 심지어 비치는 그림자도 아름다웠다.
그 후,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교에 들렀다. 리츠메이칸 대학에는 리츠메이칸 평화박물관이 있었는데, 그 박물관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박물관에는 일본이 일제시절 당시 저질러졌던 만행이 소개돼 있었다. 박물관을 한바퀴 돌고난 후, 함께 동행했던 사무처장님과 박물관에 대해 약간의 대화를 나눴다. 그 때, 사무처장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이 박물관은 일본이 중국에 대해 저지른 만행들은 자세히 소개돼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 한 만행 등은 제대로 소개돼 있지 않다." 정말 그 말을 듣고 크게 깨우쳤다. '일본은 아직 동아시아의 국가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라는 것을. 정말로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것들을 보니 전부다 중국, 서양 등 현재 국제적으로 강한 국력을 자랑하고있는 나라들에 대해서만 자세히 소개돼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에게 가했던 행동은 자세히 소개돼 있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리츠메이칸 평화박물관을 떠났다.
그 후, 미야코 에코로지 센터에 방문, 일본에서 미리 시행한 여러 가지 환경친화적 건물들을 보고, 미야코 아젠다를 방문해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환경 연수 셋째 날인 1월 12일. 이날은 환경연수 중 가장 바쁜 날이었다. 오전에는 친환경주택 'NEXT 21'을 봤다. 'NEXT 21'에는 여러 집 모양들이 있었는데, 기억에 깊이 남은 것은 분리된 주택이었다. 원래 한 집이었던 주택을 두 집으로 나눌 수 있는 자유분방한 주택. 때로는 한 집으로 다시 합칠 수 있는 편리한 주택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원래는 일반 가정에서도 이러한 주택을 만들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지만, 일반가정에 보급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결국 실험용으로 바뀌었다는 것. 하지만, 미래세대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여러 설비들을 실험하고, 언젠가 상용화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서 한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넷째 날은, 아침 일찍 센난지역으로 이동해 센난지역 석면 피해자 분들과 면담을 할 수 있었다. 다른 문제와 달리, 센난 석면문제는 더욱 더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일본에서는 진작에 그 실태가 밝혀져 현재 소송단계까지 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근래에 들어서야 석면의 피해규모 등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 센난 석면 피해자분들과의 면담을 마지막으로, 일본에서의 환경 관련 연수는 끝났다.
이제 남은 하루 반 정도는, 일본 역사, 문화에 관련한 체험 시간이 있었다. 센난 지역에서 우리는 바로 아스카 지역으로 이동했다. 아스카 지역에서는 백제 출신이라는 설도 있는 소가노 우마코(소아마자)가 지은 아스카데라와, 이시타부이 고분과 다카마쓰즈카 고분을 보았다. 특히 다카마쓰즈카 고분에서는 평소 국사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다카마쓰 고분벽화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벽화를 보니 가슴이 쓰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