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各樣)각각 다른 양식으로 지어진 팔우정·집옥재·협길당 건물이 나란히 서있어 색다르다
김정봉
집옥재(가운데 건물)는 지붕은 맞배지붕이고 좌우 벽체와 뒷벽 모두 적황색 벽돌로 쌓았다. 뒷벽 반월창은 화강암으로, 만월창 아랫부분은 화강석으로, 윗부분은 적황색 벽돌로 원을 돌렸다. 건물 중앙계단에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동물인 서수상을 조각해 건물의 격을 높였다는 평이다.
내부 가운데에 만월창을, 좌우 양쪽에 반월창을 뒀다. 분합문의 창살장식은 모두 이 당시 신식으로 인식되던 중국식을 따랐다. 현판은 송나라 명필 미불의 글씨를 집자해 만들었고 중국풍으로 세로로 길게 세웠다.
집옥재가 중국색채가 강한 건물이라면 동쪽에 있는 협길당은 우리 고유의 전통건물이다. 집옥재 서쪽에 있는 팔우정은 건청궁의 장서고로 증층팔각의 정자형 건물인데, 집옥재가 주요건물이고 양쪽 두 채는 부속 건물로 보면 된다.
향원정 북쪽, 건청궁도 완전 복원됐다. 건청궁은 경복궁에서 제일 북쪽,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경복궁이 중건되고 5년이 지난 고종 10년(1873년)에 지어졌다.
건청궁에는 고종의 침소인 장안당과 명성황후가 머문 곤녕합이 있으며 누마루인 옥후루가 그 옆에 붙어있다. 장안당에도 추수부용루(秋水芙蓉樓)라는 누마루가 딸려있는데 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친 듯 그 위용이 대단하다. 건청궁은 사랑채인 장안당과 안채인 곤녕합 그리고 부속건물인 복수당으로 구성돼 있어 이름은 궁이라 하나 사대부 살림집 구조를 하고 있다.
살림집에서 힘들게 지냈던 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