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앞에서 열린 파업집회에서 지지발언하는 방송인 김제동씨.
권우성
김제동씨는 이날 검정색 패딩 차림으로 집회가 진행중인 파업현장을 방문했다. "여러분 김제동씨가 오셨다, 그러나 보기보다 체력이 약하니 일단 숨 좀 돌리세요"라는 조상운 노조위원장의 말에 김씨는 "괜찮다"를 연발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원래 산에 가려했는데 이 곳에 왔다. 저도 어머니랑 참 많이 싸운다. 요번 설에 갔을 때도 고스톱 치면서 다투었다(웃음).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지 않는다. 왜냐면 가족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민일보>가 그동안 사랑받지 못했고 아마 앞으로는 더 사랑받지도, 사랑할 수도 없는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그러나 사랑은 여러분들 몫이어서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만큼 다시 돌아올 것이다"고 격려했다.
이어 김씨는 "<동아일보>는 투쟁 때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겠다'라고 했다지만 나는 서서 산에 가느니 무릎 꿇고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다"라고 말했다.
발언이 끝난 뒤 "오늘 점심은 제가 사겠다"라고 말하자 주위에서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터졌다. 노조원들은 "사랑이 이긴다, 솔로는 가라"라고 외치며 김씨의 연대방문에 호응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기자는 "<국민일보>가 왜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더니 "제가 제일 바쁘지 않고 부르기 쉽잖아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의 진정이 담긴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미안함 때문에 왔다. 내가 좀 더 여유롭고 괜찮을 때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나는 뭔지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늘 미안함 마음이 있다. 예전에 나조차도 챙기기 버거울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성이 생겼나 보다(웃음). 사실 술이나 밥을 먹으러 갔을 때 사람들이 사진 찍자고 하면 힘들 때가 많다. 그런데 부탁을 거절하고 집에오면 한시간도 안 돼서 미안하고 그 감정이 4~5일 정도 간다."
김씨는 "<국민일보> 방문도 거절했다면 그랬을 것이다"라며 "미안한 마음이 늘 나를 (현장 등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일은 MBC 노조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모레는 MBC 노조의 <으라차차 콘서트>를 방문할 예정이다"라며 "사실 MBC도 조용히 다녀 올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는 조용기 목사의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