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간12주년 기념 미디어콘서트 -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에서 <뉴스타파> 제작팀 박대용 MBC기자가 '<뉴스타파>와 조중동 종편의 영향력 비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권우성
"종편은 한 회사당 자본금이 2000~3000억 정도 하죠. 우리는 54만 원짜리 핸디캠 2개랑 아이맥 사서 시작했어요. 몇 백만 원 들었어요. 비교가 안 되죠. 그래서 제가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물어봤어요. <뉴스타파> 정도의 조회수를 방송 시청률로 치면 얼마나 되는가. (가구당 시청률로 계산하면) 3%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0.3% 수준인 종편 시청률의 10배 정도입니다."편당 조회수 50만 회, 누적 개인시청률은 MBC의 <100분토론>이나 KBS의 <추적 60분>급인 1.28%~1.65%, 국내 팟캐스트 순위 1위, 미국 아이튠즈 비디오 팟캐스트 2위. 방송이 나갈 때면 후원 문의가 쇄도하고 직접 만든 음식을 가져다주며 '독립군에 군자금 대주는 느낌'이라고 말을 건네는 청취자를 보유한 방송.
언론노조에서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뉴스타파>의 첫 달 성적표다. 몇 백만 원으로 만들기 시작한 방송이 압도적인 인프라를 갖춘 기존 방송 미디어들 사이에서 이런 '대박'을 거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뉴스타파>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박대용 춘천 MBC 기자는 15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콘서트에서 그 비결을 공개했다.
<뉴스타파> 시청률 종편 10배... <100분토론> <추적60분> 수준<뉴스타파>는 저널리즘의 복원과 해직 언론인 복직을 목표로 해직기자들과 익명의 현업 기자들이 언론노조의 지원만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만드는 뉴스 프로그램이다. "어젯밤도 12시까지 취재하고 왔고 이 강의를 할 시간을 내기 위해 결국 취재 아이템을 한 주 미뤘다"는 박 기자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 그는 "다섯 명의 제작진들이 현업 방송에서는 사실 불가능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저는 현재 춘천 MBC에서 언론노조로 파견 근무를 나와서 해직기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뉴스타파>를 처음 제안했고 지금의 시스템을 설계해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가장 적은 예산으로 방송을 만들기 때문에 사실 방송을 하기에는 시스템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다들 1인 2역, 3역을 하고 있습니다.현재 <뉴스타파>를 만드는 해직기자는 권석재 YTN 카메라 기자, 노종면 YTN 기자, 이근행 MBC 피디 세 사람이다. 언론노조에서는 이들과 함께 <뉴스타파>를 만들기 위해 방송 편집이 가능한 아이맥과 6mm 카메라를 구입하고 기타 방송 인프라를 지원하면서 해직기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을 일일이 섭외했다. 박 기자는 "변상욱 CBS 기자와 언론노조 스태프들, 익명의 현직 기자들,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분들과 연대를 해서 10여 명의 팀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뉴스 뒤에 나오는 배경을 보통은 방송에서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1억 원에서 2억 원 정도 들여 만들 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돈이 없으니까 녹화를 청와대가 바라보이는 창가에서 해요. 노종면 앵커가 손에 무선 마우스를 들고 아래에 놔둔 노트북 화면을 흘깃흘깃 보면서 직접 진행하고 있지요. 배경 잘 나오게 하려고 창문도 열심히 닦았어요. 그리고 아이맥에다가 1394케이블을 연결해서 카메라 영상을 직접 캡쳐합니다. 그래서 이걸 죽 붙여서 방송하는 거죠. 방송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박 기자는 "인건비가 안 들기 때문에 언론노조 지원만으로도 방송 제작이 가능하지만 인원이 너무 적어서 일주일에 한 번 방송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수요일, 목요일은 거의 밤을 꼴딱 새며 새벽 다섯시 까지 하다가 한두 시간 자고 또 작업하다가 금요일은 거의 아홉시까지 쉬지 않고 작업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뉴스타파>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1월 17일부터 29일 동안 15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뉴스타파>를 시청했다. 국내 팟캐스트 순위 1위에 올랐으며 한때 미국의 아이튠즈 비디오 팟캐스트 2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박 기자는 "<뉴스타파> 트위터 팔로어가 한 달 사이 4만 명으로 늘어났는데 방송을 올리면 놀라운 양의 의견이 온다"며 "지상파 뉴스보다 질이 좋다거나 울면서 봤다는 반응, 감동적이다, 오아시스 같다는 의견을 정말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어제도 그렇고 작업하고 있으면 먹을 거 만들었다고 하시면서 야간에 몇 분씩 오세요. 카메라 놓고 도망가는 분도 있고, 후원하겠다는 분들이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사실 그래서 우리 현업 언론인들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겨우 다섯 명 정도가 이렇게 만들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사람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신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뉴스타파>의 조회 수를 누적 개인시청률로 환산하면 1회가 약 1.65%, 2회가 약 1.28%이다. 지난해 말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뉴스의 순간 개인시청률은 약 0.13%에서 0.16% 사이. 박 기자는 "누적 개인시청률과 순간 개인시청률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관련 전문가 말로는 <뉴스타파>의 가구 시청률은 약 3%정도로 계산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이는 종편 시청률과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수치이고 지상파에서는 MBC의 <100분토론>, KBS의 <추적 60분> 정도와 비슷한 시청률"이라고 밝혔다.
"기자들 취재하면 이정도는 해줘야..."그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좋은 뉴스가 만들어질 리 없다. <뉴스타파>는 어떤 수준의 뉴스 콘텐츠를 가지고 있을까? 박 기자는 "지금 <뉴스타파>를 만드는 인력들은 진실에 대한 탐구력이 놀라울 정도인, 현업 중에서도 최상급인, 에이스로 꼽히는 언론인들"이라며 "원래 취재를 할 때 몇 센티 정도 더 파고들어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반 기자들이 찾아내지 못하는 부분도 잘 찾아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저희가 들려드릴 에피소드가 많아요. 선관위 취재할 때 제가 옆에서 들었는데, '메인 언론사들은 이런 거 취재 안 하는데 왜 이런 거 취재하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가 메인언론인데요'라고 했지요. 요즘 언론이 워낙 안 오고 전화로 취재하니까 공무원들이 그다지 취재를 응대한 적이 없어요. 심지어는 근접물 침입죄로 고발하겠다 이런 사람들도 있고. 특히 국토해양부는 <뉴스타파>라고 하니까 무서워서 응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그냥 드러난 사실을 전달할 뿐 비리를 파헤치거나 이런 것은 아직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만으로도 두려워하고 위축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지난 12일에 공개된 <뉴스타파> 3회 방송에는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낙동강 함안보 수문 바로 아래 수심이 26m에 이르는 구덩이가 있고 보가 붕괴 위험에 있다는 뉴스가 담겼다. 박 기자는 "직접 우리가 음파측정을 통해서 수심을 측정했다"며 "기자들이 취재를 하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것을, 4대강 문제는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언론들이 <뉴스타파>를 인용하지는 않지만 선관위 관련 보도와 4대강 관련 보도 후 반응을 보면 우리의 의제 설정을 지속적으로 따라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과 함께 만드는 <뉴스타파> 시즌2 구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