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간담회에 참가한 서형작가
이윤기
서울로 출장을 다녀오느라 조금 늦게 간담회에 도착했는데, 빈자리를 찾아서 자리에 앉자마자 귀에 쏙들어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조직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 사실 이날 간담회에서 서형 작가는 수위를 조절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블로거들의 다양한 질문도 있었지만 마침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팀이 동석하였기 때문에 집요한 질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소속 없는 작가의 취재, 정말 힘들었다"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도 서형 작가의 이야기 중에 뚜렷히 기억에 남는 것은 "조직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는 이야기와 "김명호 교수는 안성기가 아니다"라는 두 가지 이야기뿐입니다.
유명작가도 아니고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도 아닌 작가가 이른바 석궁 사건을 취재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조직이 없어서 겪는 무명의 설움이었다고 하더군요.
누구를 만나도 자기를 신뢰할 수 있도록 소개하려면 남들이 알아줄 만한, 혹은 인정해줄 만한 소속이 있어야 하는데, 소속이 없으니 자신을 소개하려면 구구절절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서형 작가 참 대단하더군요. 몇 개월씩, 경우에 따라서는 1년 가까이 공을 들여서 취재원을 만나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하여 수십 통의 손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영화 <부러진 화살>은 유명 영화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였는지 모르지만, 영화감독만큼 유명하지 않은 작가가 쓴 <부러진 화살> 취재는 정말 험난한 작업이었더군요.
게다가 석궁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명호 교수는 말할 것도 없고, 변론을 맡은 박훈 변호사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책 <부러진 화살>은 처음 출판 때 김명호 교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