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악사들듣는 이들을 즐겁게 하는 예술가들은 거리의 어느 곳이나 무대가 된다.
박설화
세네갈에서 소자본을 가지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오게 되었고, 길에서 노점상을 하다 어떻게 지금의 번듯한 가게를 일궜는지의 스토리를 마치자 무스타파는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일어섰다.
"어디로 가는데요? ""응, 이 바로 옆 빌딩이야. ""알겠어요. 빨리 와요. 난 가방 디스플레이 좀 바꾸고 싶은데. 이 진열장의 가방들, 내 맘대로 좀 바꿔 놔도 되요? ""그럼, 물론이지~! "진열장이 내 키보다 높았기에 플라스틱 상자를 딛고 기꺼이 올라서서 난 조금이라도 구매력에 효과있도록 디스플레이에 힘쓰고 있었다. 아저씨의 가게는 3평 남짓. 그 조그만 가게에도 어김없이 붙어 있는 이중 쇠창살 문. 대낮이고 아저씨가 나갔던 터라 문은 열려 있었다.
플라스틱 상자 위에 올라서서 가방을 바꾸느라 낑낑거리고 있을 무렵,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난 휙 고개를 돌렸다. 뒤에 서 있던 사람은 처음 본 낯선 남자였다. 그가 뒷짐을 진 상태로 뒤돌아 본 나를 보며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