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놀이 장소를 이동하며
변종만
다른 마을에서 척사대회가 열리는 날 고향 마을에서 풍물놀이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행정구역상으로 청주시에 있지만 시내 변두리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농촌에서 힘든 일을 할 때 서로 협동하며 일의 능률을 올리고, 명절 때 같이 어울리며 흥을 돋우기 위해 풍물을 연주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풍물을 보고 들으면서 커와 풍물놀이에 익숙하다. 우리 마을의 풍물놀이와 두레가 전국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충북공고 풍물반이 2007년 10월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 공원에서 열린 제14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청주 소래울 풍장′으로 금상, 2009년 9월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16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청주 소래울 두레놀이′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청주 소래울 두레놀이′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재현하고 전통문화를 전승한 탁월한 민속예술이라고 높이 평가받기도 했다.
시간이 되자 고향 떠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모리 미를 섞은 통 막걸리에 미꾸라지 안주로 술잔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전한 후 풍물놀이가 시작되었다. 저절로 흥이 나는데 장단이 뭐 그리 중요한가. 고향에 오는 게 그냥 좋고, 고향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그냥 즐거우면 된다. 그냥 여러 사람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며 어깨춤을 춘다. 풍물소리가 들리면 먹을거리가 등장하는 게 고향의 인심이다. 푸근한 인심에 흥이 겨우면 철부지로 돌아가 나이 먹은 것도 잊는다.
고향은 마음을 연결해 주는 끈이다. 제 살길 바쁜 세상 이런 날 아니면 얼굴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풍물놀이를 하며 선후배가 같이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다.
부모가 없는 고향은 늘 반쪽이다. 홀로 자식을 키우셨던 우리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신지 5년째다. 고향에서의 풍물놀이가 엄마가 없어 안타깝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줬다. 일찍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셀까 봐 쏟아지는 잠을 참느라 고생했던 어린 시절의 작은 보름도 생각했다.
내 고향 작은 소래울의 신명나는 풍물놀이를 사진으로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