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업체들한 때 유씨씨의 분위기를 이끈 대표 사이트들이었으나 과도한 트랙픽 요금으로 인해 파산하거나 수익을 앞세우는 사이트로 변해 더 이상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하는 서비스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mncast, pandorarv, daum
하지만 끝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성숙하면서 소위 네트워크 효과라고 하는 쏠림 현상이 일어나 업계 1, 2위를 다투는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였으나 과도한 망 사용료로 인해 아무리 노력해도 수익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은 텍스트 위주의 서비스용 요금제를 막대한 트래픽을 사용하는 동영상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요금 폭탄을 안겼지만, 이 업체들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그만한 돈을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영상 업체들은 소위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동영상을 보는 PC가 있으면 먼저 동영상을 내려 받은 PC가 다른 PC에게 동영상을 전달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서비스가 가능해 망 사용 요금을 절감할 수 있었지만, 사용자의 PC를 악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영상 업체들은 그리드 컴퓨팅이 가능하도록 사용자 PC에 엑티브 엑스 방식의 전송 프로그램을 임의로 다운로드 했는데 이것이 인터넷 속도를 떨어뜨리고 컴퓨터를 느리게 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사실상 업체가 사용자 PC에 바이러스를 깔아 놓은 것과 같았기 때문에 국내 동영상 업체는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비용문제로 인해 국내 서비스는 업로드 파일의 용량을 제한함으로써 고화질도 불가능했습니다. 저비용으로 서비스를 원활히 하기 위해 그리드 기능이 포함된 전용 프로그램만 사용하도록 강제했습니다. 동영상은 자사 누리집에서만 볼 수 있을 뿐 다른 웹 페이지로 퍼갈 수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한국 내 서비스라서 저작권 위반뿐만 아니라 사이버 명예훼손 법 등의 검열로 인해 동영상이 임의로 삭제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턱없이 비싼 망 사용료를 지불하기 위해 광고를 과도하게 노출하고, 악성 바이러스와 같은 전용 프로그램으로 비난 받고, 자사 사이트에서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브랜드 확산에 실패한 mncast와 같은 국내 업체들은 끝내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별 풍선이란 유료 사용료 개념을 정착시킨 아프리카 정도만 흑자에 성공했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에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포털 정도에만 남았을 뿐 경쟁력을 갖춘 동영상 서비스는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신 사용자들은 검열이 없고 화질이 좋은 유투브로 넘어갔습니다. 유투브는 자체 누리집뿐만 아니라 타 누리집에서 유투브 동영상만을 노출시키는 것도 허용했기 때문에 점차 인터넷의 기본 동영상 플랫폼이 돼 갔습니다.
유투브의 경쟁력이에 반해 유투브는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압도적인 사용자 수만큼이나 동영상 콘텐츠도 많이 쌓였습니다. 풀HD급의 최고급 동영상을 횟수 제한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내 누리집에 동영상이 필요할 때 유투브에 올리고 링크를 걸면 사용자들은 내 누리집에서 벗어나지 않고 유투브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특색 있는 동영상을 정기적으로 올리는 파트너가 되면 광고 수익도 나눠줍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구글이 아무리 현금이 많다고 해도 풀HD 동영상을 무한정 전송하는 엄청난 망 사용료를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요? 여기에 커다란 비밀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일지도 모릅니다. 그 비밀의 이름은 바로 '망중립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