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들어 갈 수 없다는 봉암사 입구 경고문
최오균
서울에서 7시에 출발한 우리는 문경새재로 향했다. 여덟 분의 보살들과 함께 참선하고 계시는 스님들께 매생이 국 공양을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지리산 미타암 각초 스님께서 봉암사 동안거에 들어가 계시기에 그 스님의 인연으로 추운 겨울 봉암사로 가게 되었다.
이곳 스님은 '묵언 정진'이라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일체 할 수 없다. 봉암사 원주 스님(살림을 맡아 하는 스님)께 전화를 걸어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매생이를 좀 구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수행 중인 스님들께서 뜨거운 매생이 국을 잡수고 싶어하시는데 이 추운 겨울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네, 스님, 저희가 한번 구해보겠습니다." 봉암사에는 100여 분의 스님들께서 '용맹정진'하고 계신다. 우리는 장흥과 강진, 완도로 전화를 해서 매생이를 수소문했다. 매생이는 몹시 추운 겨울철 장흥과 강진 일대 남해안에서만 나온다. 마침 강진 매생이 집산지 마을과 연결이 되어 이장님으로부터 200여 인분의 매생이를 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