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이해찬의 정석정치> 10회에서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이종호
요새 참 춥습니다. 봄이 무척 기다려지는데요, 도종환 시인은 '봄은 소리 없이 옵니다'라고 하셨죠. 올해는 봄 중의 봄 4월에 전국 245개 지역구에서 총선이 열릴 예정입니다. 현재 여야는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총선 준비의 핵심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출마할 후보들을 뽑는 공천입니다. 얼마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느냐에 따라 총선 본선에서 승패가 갈라질 테니까요.
그래서 요즘 여야 각 당의 '공천심사위원회'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봄이 소리 없이 온다고 했던 도종환 시인도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위원이지요. <이해찬의 정석정치>(오연호가 묻고 이해찬이 답하다), 그 10회에서는 이번 총선부터 달라진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했습니다.
'영입된 인재' 송호창·백혜련은 공천 보장?지난 6일 민주통합당에서 송호창 변호사와 백혜련 전 검사를 '인재영입'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인재영입 케이스인 이들은 총선에 자동으로 공천이 된다는 말일까요?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그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인재를 영입할 때 "전략지구로 설정해 공천까지 보장해주는 경우도 있고, 공천보장은 아니지만 가점을 주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것 없이 그냥 기존 후보들과 경선해야 하는 사람도 있고, 사람마다 다양하다"고 했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이번에는 공천문화가 바뀌고 있다"면서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완전 국민경선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 될 것"이랍니다. 그래서 "송 변호사가 출마하려는 경기도 의왕·과천시에서도 송 변호사를 비롯한 5명이 경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민주통합당이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를 대부분 완전국민경선으로 뽑으려 하기 때문에 공천심사위원회의 역할과 위상은 전에 비해 좀 줄어든 편입니다. 공천심사위원회는 공천을 결정하는 곳이 아니고 지역구별 당내 후보 경선을 하기 위한 방법과 절차를 정하는 곳이지요. 최종결정은 일반국민들이 누구나 참여하는 '모바일 경선'에 맡긴다고 하네요.
이 상임고문은 "물론 한 지역구에 약 10여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할 경우 모두를 최종경선에 참여시킬 수 없기 때문에 최종경선에 나갈 몇 명을 선발하는 일은 공천심사위에서 한다"고 말합니다.
'서울 관악을 출마 선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안전?
그런데 민주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최종후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과 야권후보가 1:1구도로 붙어야 야권이 이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완전 국민참여경선이 대세인 지금 서로 당이 다른 후보끼리 어떻게 한 지역구에서 단일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이해찬 상임고문은 "서로 협상을 하되 잘 안 되면 이것 역시 국민참여경선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서울 관악을(乙)지역구를 예로 들어볼까요? 이곳은 지금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출마하려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내리 5선을 한 적이 있는 이해찬 상임고문은 이곳 역시 국민참여경선으로 최종 야권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더군요.
이 상임고문은 "이 지역에는 민주통합당의 18대 현역 국회의원이 뛰고 있고, 내 보좌관을 오래했던 사람도 뛰고 있다"면서 "워낙 민주통합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전략지구로 양보를 해달라 해도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양보를 안 해주려고 할텐데"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완전국민경선 없이 이 지역을 전략지구로 억지로 설정하면 경선을 치르지 않은 현역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야권 표가 분산돼 당선 보장이 어렵게 된다"면서 "우선 합의를 이끌어내고, 합의가 안 되면 탈락자가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게 경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민주당이 관악을에서 '완전경선' 치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