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유성호
우리 앞에 벌어진 '나꼼수 비키니 응원시위'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일단 '가카처럼'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지고 싶었습니다. 실체적 진실에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인 셈이죠.
지난 20일 나와라 정봉주 사이트에 가장 먼저 비키니 응원 사진을 올린 사람은 '푸른귀'라는 닉네임을 가진 여성이었습니다. 지난달 11일 방송된 '봉주 2회'에서 나꼼수 진행자들은 '정봉주 구출을 위한 1인시위 인증샷'을 보내주면 그중 3명을 선정해 나꼼수 진행 3인방에게 밥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고 했거든요. 대개는 당첨되면 식사권을 받는데 나꼼수는 식사권을 내라니, 이 또한 나꼼수만 할 수 있는 독특한 접근이다 싶었습니다.
그녀가 올린 이 비키니 응원 사진에는 "밥 사시겠네...쩝" "시사돼지 뷔페라는데 부담되시겠네!" "용기와 미모에 찬사를!" 등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녀는 이 사진을 올리면서 "※ 타고 난 신체적 특성 탓에 다소 선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애들은 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인 21일 나꼼수 봉주 3회에서 김용민씨가 성욕 감퇴제를 언급하며 수영복 사진을 맘껏 보내라 한 것이지요. 그 뒤로 주 기자가 접견 민원인 서신에 "가슴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고 쓰고 그걸 트윗으로 날렸습니다. 상황은 매우 심각해졌습니다.
공지영씨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꼼수의 비키니 가슴 시위 사건 매우 불쾌하며, 당연히 사과를 기다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씨는 "첫 번째 비키니 인증샷은 발상적으로 신선해질 수 있던 사안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논란거리가 됐다"며 "그것을 보수 언론들이 받고 또 장난스레 나꼼수의 멤버가 대박이라고 하면서 파장이 커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가슴 인증샷을 옹호하는 마초들의 불쾌한 성희롱적 멘션들과 스스로 살신성인적 희생이라고 하는 여성들의 멘션까지 나오게 된 것은 경악할 만하다"며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는 석방운동을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그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꼼수팀과는 분명히 의견을 달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상희 민주통합당 의원도 "나꼼수는 진지한 언론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하다 보니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고였다"며 "몇 명이 끼리끼리 히히덕거리는 수준의 방송이 아니고 한 번에 몇십만 명이나 듣는 라디오이기 때문에 그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 의원은 "나꼼수가 갖는 사회적 영향력에 비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한 발언은 아니겠지만 성희롱적 성격이 있다면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우리 사회에 공인들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나꼼수팀은 누구 못지않은 영향을 갖고 있기에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김유정 의원은 "우리도 외국처럼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며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느낌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역을 정치적 색깔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의원은 "김용민씨의 발언에 불쾌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만일 정치인이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면 당장 낙선운동의 대상이 됐을 것이며 공천대상에서 배제됐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엄숙주의 근엄함 그리고 <나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