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봉과 능동자갈마당선미도를 등진 채 능동자갈마당에 서서 돌아본 국수봉 방면의 풍경
정만진
덕적도 가는 배는 인천 부두나 대부도 방아부리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배가 출발점과 종착점 사이에 있는 자월도, 이작도 등을 거쳐서 가는지, 아니면 덕적도로 곧장 내달리는 지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대략 1시간 30분 안팎이면 덕적도 '도우 선착장'에 하선하게 된다. 단, 대부도 방아부리에서 처음 배가 물에 뜨는 시각은 아침 9시 30분쯤이지만, 선착장 일대가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일출 이전에는 대합실에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덕적도의 동쪽 끝인 도우선착장에서 서쪽 끝인 능동 자갈마당까지 걸으면 섬의 한가운데를 동서로 꿰뚫어 관통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개인택시를 찾으면 1만 원에 능동 자갈마당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1만5천 원의 차비로 도우까지 되돌아올 수 있지만, 능동 자갈마당까지 8km. 2시간 남짓한 이 길을 오늘 걸어보지 않으면 언제 또 다시 두 발로 직접 답사해볼 것인가 싶어, 신발끈을 조여매고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도우의 자그마한 커피 전문점, 횟집, 슈퍼마켓을 지나 왼쪽으로 작은 고개를 넘으면 면소재지가 있는 진리가 나타난다. 마을 이름에 '진(鎭)'이 붙은 것은 이곳이 과거에 군대나 관청이 자리잡고 있던 중심지였다는 뜻이니, 울창한 솔숲이 눈길을 끄는 진리에 면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보건지소 같은 관공서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솔숲과 고운 모래밭 해변을 등지고 아담하게 서 있는 학교를 보면 이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샘솟는다. 초·중·고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 이름도 '덕적 초중고등학교'이다.
'덕적 초중고등학교'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해변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