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대웅전최근 주지 선거를 앞두고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범어사 대웅전의 모습.
누리집 갈무리
실은 나 '돈님'이 이 얘기를 꺼낸 건 정치인들도 정치인들이지만, 실은 종교계 인사들 얘기를 하고싶은 거여. 종교가 뭐여? 사전적인 뜻은 '초자연적인 절대자의 힘에 의존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 체계'라지?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는 길을 알려주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더 놓은 이상과 세계를 제시하는 것이 종교의 순기능이거늘, 고뇌를 해결하기는커녕 사회에 고뇌를 안겨 주는 사건들이 터지니, 나 원 참!
다음 달로 예정된 조계종 제14교구 본산인 부산 범어사 주지 선거에서 '후보 승려가 많게는 수백만 원의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어. 더욱 놀라운 것은 불교단체가 "이번 사태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는 거여. 늘 있어 왔던 일이 이번에 불거진 것뿐이라는 거지. 정치계 돈 봉투 사건도 이번에만 있었던 사건이 아닌 거 다 알잖아. 근데 종교계도 그렇다는 겨.
이런 사건이 불거지면 따라 나오는 수순이 있지. 성명서나 담화문 등이 등장하지. 정치계나 종교계나 이는 마찬가지인 것 같어. 범어사의 소속 종단인 조계종이 불법 선거운동 엄단 내용이 담긴 담화문을 발표했고,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청정승가를위한대중결사 등 일부 불교단체의 비판성명도 이어지고 있거든.
이 사건이 한 불교 신문에 보도되면서 이슈화가 되니까,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승려가 "역대 총무원장 선거에서도 돈 봉투가 오갔다"는 말까지 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어. 여기서 잠깐! 왜 '스님'을 '승려'라고 쓰냐고? 내가 아무리 '돈님'이지만, 승려들의 비리나 안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스님, 스님'하면 그게 당키나 한 소리겠어?
'○○스님이 돈 봉투를 돌렸습니다, ○○스님이 여신도를 성추행했습니다' 좀, 거시기하지? 그래서 제대로 써야 하는 겨. 종교지도자를 말할 때, '목사, 승려, 신부' 이게 옳은 표현이여! 어험. '돈님'이 아주 돌지는 않았제? 지난 25일 KBS 9시 뉴스는 "불교계에서도 후보 스님들이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는데, 잘못된 거지. 좋은 이야기에는 '스님', 나쁜 이야기에는 '승려', 그것도 안 돼지. 그냥 '승려'라고 하면 될 것을.
이번 범어사 주시 선거는 4~5파전으로 과열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100만 원부터 수백만 원의 돈 봉투가 뿌려졌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이런 일들이 담화문 발표한다고 사라지겠어? 그 놈의 선거문화를 통째로 들어내고 다른 제도를 도입하는 게 상책이지. 제발 돈 봉투의 늪에서 모두가 벗어나야 할 텐데.
기독교계, 돈 선거하고 세상 구원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