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와 나올해 79세 되신 울 엄마, 건강하게 사소서.
권성권
저녁밥을 먹던 명절 전날 밤 형제들은 자녀교육에 관한 걸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야 할 조카들이랑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할 중학교 3학년 조카들, 그리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우리 집 둘째 아이도 있는지라, 다들 자녀교육에 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만큼 자신들이 살아오고 교육시킨 관점들을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자녀교육이 힘든 건 어느 지역이든 다르지 않았습니다.
과일과 식혜를 먹는 동안 <K팝스타>가 흘러나오고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그 가운데 여성 4인조그룹인 '수펄스'의 라이브 실력은 가장 파워풀했습니다. 예전의 '빅마마'를 연상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을 두고 어른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나이 많은 형님들과 형수님들은 그 프로가 아이들을 한탕주의로 물들게 할 수 있다고 비평했고, 젊은 축에 속한 나는 그나마 개천에서 용 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호평했습니다.
명절을 보내고 각지로 흩어지는 자식들을 보내는 울 어머니는 못내 허전한 듯 했습니다. 휑하던 집구석이 모처럼 만에 여러 자식들로 바글바글 대다가 떠나가고 있었으니 더욱 스산하게 느꼈겠지요. 그렇게 떠나가는 자식들에게 어머니는 용돈을 한 장 한 장 안겨 주셨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여러 나물과 떡과 된장까지도 바리바리 싸주셨습니다. 울 어머니가 그렇듯이,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도 자기 자식들에게는 아낌없이 죄다 퍼주실 것입니다.
"다른 집 며느라기들은 명절 음식들 남으면 갖다 버린다는 디?""저는 안 버려요, 어머니.""모르제. 안 보는 디서는 버릴지도.""저는 아까워서라도 못 버려요, 어머니."
어머니의 빈 말... 아내는 먹먹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