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그들도 바람에 흔들리는 삶을 살아간다.
김민수
바람이 차가운 겨울날이었다.
바람소리를 헤집어놓는 날카롭고 경쾌한 숨비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을 해체시키지 않고서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으니 말의 톤도 높고 거칠게 들린다. 마치 싸우는 소리처럼 들린다. 왜 그런지 알고 나면 정겨워지는 말이다.
그들도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이 흔들렸을까?
흔들려 눕고 때론 다 놓아버리고 싶었지만, 여전히 살아오면서 얼만마 더 강인해진 것일까?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바위보다 나는 바람에 흔들리는 풀이 좋다.
상처 받아보지 못한 사람보다 그 상흔을 새기고라도 넉넉하게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좋다. 조금 못났어도, 조금 거칠어도 그런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 좋다.
흔들리니까 풀, 비틀거리니까 사람이다. 난 그런 풀, 그런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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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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