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7일 독도에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 성공기원 수중비 및 타임캡슐 설치에 나선 동아인제대 학생들의 모습
심명남
나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좋아한다. 흔한 것을 싫어하는 내 성격 탓이다. 그렇다 보니 내 주특기는 결정적일 때(?) 잠수 타는 일이다. 때론 오리발도 잘 내민다. 주변 사람들은 잠수 좀 그만 타고 오리발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하지만 난 이런 삶에 만족한다. 또 누가 뭐래도 아직은 오리발을 더 내밀 작정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버릴 수 없듯 나의 사랑 '스쿠버 다이빙'은 내가 살아가는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흔히 '수중레포츠의 꽃'은 다이빙이라고 말한다. 다이빙이 선망의 대상이지만,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 위험하다는 이유 하나뿐이겠는가? 다이빙은 시간, 돈, 모험심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초기투자비가 꽤 높은 레포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간절히 갈구하는 자에겐 방법이 있는 것이 세상살이다.
다이빙 장비를 구입하려면 수백만 원의 목돈이 들어간다. 부력조절기(BC), 호흡기, 컴퓨터게이지, 슈트(웨트/드라이), 오리발, 마스크(수경), 작살, 채집망, 웨이트(납 벨트), 후드, 스노클, 나이프(칼) 등등 12가지는 기본 장비다. 거기다 한 번 '투어'에 10여만 원은 기본으로 깨진다. 그렇다고 돈만 있다고 다되냐?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선 배우자의 동의를 거치지 않으면 이혼감이다. 나 역시 청상과부가 되기 싫다고 말리는 집사람을 설득하느라 무지 애를 먹었다. 한마디로 '심각한 취미'임에 틀림없다.
그놈의 '전'(錢)이 원망스러운 분들께 드리는 한 가지 팁이 있다. 다이빙 사이트에 가서 중고장비를 뒤져라. 반값으로 저렴하게 장비를 갖출 수 있으니 알뜰한 실속파에겐 그만이다. 다이빙 특성상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의욕적으로 고가의 장비를 샀다가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 중고장비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수중레포츠의 알려지지 않는 팁이 바로 이런 것. 나 역시 처음부터 중고 장비로 시작해 두 번 업그레이드시켜 이제는 마니아가 다 되었다.
다이빙, 정말 위험하냐고요?
100만 시간당 사망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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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다이빙 |
12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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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비행 |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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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사이클링 |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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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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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반적인사망) |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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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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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모빌 |
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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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
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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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스키 |
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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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
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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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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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
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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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다이빙은 위험한 레포츠로 인식되어 있다. 그동안 국내 다이빙 인구가 급격히 늘었지만 다이빙에 대한 이 같은 선입견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수년째 다이빙을 하면서 체득한 나의 결론은 스쿠버 다이빙은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자연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과학적인 사고가 과학적 상식의 선을 넘을 때는 누가, 언제, 무엇을 하든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체득한 지혜다. 좀 쉽게 말하자면 '바다를 잘 알고 덤비면 사고 역시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 다양한 취미활동 중 다이빙은 과연 얼마나 위험할까? 좀 오래된 자료긴 하지만,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실패분석연구소(Failure Analysis Associates, Inc)에서 1993년 4월 10일 <디자인뉴스>에 발표한 '100만 시간당 사망자수'는 흥미롭다.
선진국인 미국의 기준이다 보니 한국보다는 훨씬 더 안전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이 자료의 요지는 어떤 취미활동이든 위험을 안고 있지만 다른 취미에 비해 스쿠버 다이빙이 우려할 만큼 위험한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스쿠버 다이빙에 입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