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 낀 어느날.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늘 만나게 되는 나로도 바다.
송성영
고흥군민들은 지난해 핵발전소 건설 추진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핵발전소 건설과 함께 천문학적인 사업 자금이 쏟아진다는 사탕발림에 현혹되지 않았다. 핵발전소 건설을 통해 누리게 된다는 경제적인 혜택보다는 자손대대로 물려줄 푸른 바다, 푸른 하늘을 선택했다.
그 청정고흥을 지키기 위해 군민들은 힘겨운 싸움을 했고 관망하고 있던 군의회를 움직였다. 그리고 지난 2011년 2월 7일. 군의회는 다음과 같은 원전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동안 원전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 수집과 검토, 유치지역 현장방문, 각계각층 군민의 여론 수렴 등 다각적인 활동을 심도 있게 진행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원전유치는 각종 세재혜택과 지원사업 등 재정적 인센티브와 고용창출, 인구유입 등의 효과는 다소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고흥의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청정 이미지를 지키고 가꾸는 것이 더 값지고 소중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원전유치로 인한 청정 이미지 훼손은 우리의 주력 산업인 농수축산물의 선호도를 떨어뜨려 판매부진과 소득감소를 유발하고, 청소년체험시설, 나로 우주센터, 우주과학관등 집적화된 청정 과학시설이 랜드 마크(Land-Mark)가 되어 부상할 장차의 관광수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결코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지난 80년대 원전유치 반대를 위한 소모적 갈등이 지역 발전에 많은 부작용을 끼쳤었던 선험적 교훈을 깊이 새기면서, 원전유치와 관련한 더 이상의 반목과 대립은 군민의 화합과 발전을 저해할 뿐이라는 판단하에 고흥군의회 의원 전원은 '원전유치를 반대한다'는 신중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 성명서 일부핵발전소 유치를 만장일치로 반대했던 군의회 성명서는 대다수 고흥군민들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불과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나로도 우주센터 인근인 봉래면 마치산 해변 300여만㎡에 4000㎿급 유연탄 화력발전소(1000MW급 4기) 건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곧 청정에너지라 운운하던 사람들이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일까? 화력발전소는 유연탄 1톤당 1.7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다.
화력발전소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핵발전소와 사용 원료만 다를 뿐 자연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기오염, 중금속, 열폐수 배출에 따른 바다 오염, 송전선로 건설 등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와 민원이 발생한다는 것은 선진국과 주변 화력발전소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핵발전소 반대 견해를 밝혔던 고흥군 의회의 성명서에서처럼 화력발전소가 들어선다면 청정 이미지가 훼손될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이고, 주력 산업인 농수축산물의 선호도를 떨어뜨려 판매 부진과 소득감소를 유발할 것이다. 청소년체험시설, 나로 우주센터, 우주과학관 등 집적화 청정 과학시설이 랜드마크가 되어 부상할 장차의 관광수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듯하다. 또한 화력발전소 추진 과정에서 분명 군민들의 반목이 발생할 것이었다.
불과 1년 전, 바로 이런 일들을 우려해 핵발전소 건설 추진 반대 성명서를 냈던 군의회였다. 성명서를 냈던 일을 까마득히 잊은 걸까?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면 군민들의 갈등이 크게 불거지기 전에 당연히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하는데, 1월 20일 현재까지 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해 아무런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18일. 군의회 대신 고흥군 민주시민단체 사람들이 '청정고흥을 지키기 위한 군민 행동'의 이름으로 화력발전소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나로도 봉래면에서 포스코에 화력발전소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봉래면 지역 주민들을 만나 확인한 사실들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