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 3주기를 맞아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무대 배경엔 고인이 남긴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수확은 후손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사진과 함께 보인다.
이민우
고 상곡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3주기 추모음악회 겸 '해우재' 도록 출판기념회가 지난 14일 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열렸다.
행사는 사단법인 미스터토일렛 심재덕 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수원시와 세계화장실협회, 한국화장실협회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은 1939년 경기도 이천시 외갓집 뒷간에서 태어나 '화장실'과 뗄 수 없는 운명을 시작했다. 수원신풍초등학교와 수원북중학교,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수원농고), 서울대학교 잠사학과를 졸업한 뒤, 수원농고와 안성농업전문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경기도청 창업과장을 거쳐 동서철강을 세워 기업인의 길을 걷기도 했다.
수원문화원장 시절 수원 서호저수지 개방과 수원천 복개 반대에 힘썼으며, 무소속으로 민선 1, 2기 수원시장을 역임하면서 수원화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수원 유치, 화성행궁 복원, 청계천보다 앞선 수원천 복원공사 추진, 아름다운 화장실 운동, 한국화장실협회 창립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후 17대 국회의원을 당선된 뒤에도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 반대 단식에 나서는 등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힘썼다. 특히, 전립선암으로 병마와 싸우던 힘든 시기에도 세계화장실협회(WTA)를 창립하고 회장을 맡아 '화장실문화운동'을 세계에 전파하던 중 2009년 1월 14일 별세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추모사에서 "지난 2010년에 개관식을 가진 해우재는 그간 많은 국내외 방문객과 시민들이 발걸음을 해 화장실 문화의 발상지로 수원의 랜드마크가 됐다"면서 "이 자리가 심재덕 전 시장의 고결한 뜻을 되새기는 저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 김병순 회장은 심 전 시장을 회고하며 "이제 영원히 그분을 뵐 수 없게 되었지만, 그분이 남기고 간 발자취는 영원히 영원히 우리 수원시민과 함께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세계인의 가슴속 깊이 간직될 것"이라면서 "오늘 훌륭한 도록이 세상이 나오는데 열과 성을 다하신 염태영 수원시장, 강장봉 시의회 의장, 관계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강장봉 수원시의회 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저는 깨끗한 화장실에 들어가면 심 시장님의 웃는 모습이 떠오르고, 정리가 안 된 곳에 들어가면 언짢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수원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화장실 문화를 바꾼 고인의 뜻을 더 가꿔나아간다면 우리의 화장실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