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앞 바다에 있는 범섬. 이 일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일대에서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유네스코는 어떻게 평가할까.
이주빈
제주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3관왕' 지역이다. 유네스코는 2002년 제주도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2007년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고, 2010년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한 지역이 세계자연유산 3관왕을 하고 있는 곳은 세계에서 제주도가 유일하다.
제주도는 그 영광스런 타이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는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과 관리 실태 평가결과에 따라 지정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유네스코 등록 이후 처음으로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재평가를 받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3관왕 제주도, 유지 가능할까세계자연유산은 오는 7월 재평가를 앞두고 있다. 생물권보존지역도 오는 10월 유네스코의 재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재평가와 재심사의 기준은 국제자연보존연맹의 권고사항인 생물다양성 가치 관리와 조사 등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환경자산의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을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재평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10대 핵심 추진과제 선정과 이를 위한 환경 관련 사업에 총 16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강력한 '선보전 후개발' 정책 ▲ 전략적 환경영향평가제 도입 ▲ 환경자원총량관리제도 점진적 도입 ▲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시행 ▲ 곶자왈·습지·돌담 보호·관리 체계 구축 등이 제주도가 내놓은 3관왕 유지를 위한 주요정책들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과 도민들은 "제주도가 내놓은 정책들이 모순투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 강정마을 앞 바다 일대인데 그곳에 해군기지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제주환경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해군기지 공사를 밀어붙이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범위 지역에서 강정마을 앞에 있는 범섬을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며 "그런데 이제는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범섬만 실태조사하고 바로 그 앞에 있는 강정마을 바다는 제외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이 국장은 "범섬과 강정마을 일대 바다에는 연산호 군락지가 이어져 있는 한 생물권"이라며 "해군기지 공사 부유물이 바다에 흐르면 바로 가 닿는 곳이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범섬"이라고 지적했다.
범섬, 해군기지 공사 부유물 닿을 수 있어... 재심사 결과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