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화두는 '수처작주'... 국민이 참 주인이라는 뜻

[포토] 2012년 인천불교총연합회 신년 하례법회 봉행

등록 2012.01.11 17:23수정 2012.01.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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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년 흑룡띠해. 1월 11일 오전 11시 인천 약사사(간석오거리역)에서 열린 인천불교총연합회 신년하례법회 집전 모습
임진년 흑룡띠해. 1월 11일 오전 11시 인천 약사사(간석오거리역)에서 열린 인천불교총연합회 신년하례법회 집전 모습이정민
임진년 흑룡띠해. 1월 11일 오전 11시 인천 약사사(간석오거리역)에서 열린 인천불교총연합회 신년하례법회 집전 모습 ⓒ 이정민

"'수처작주'. 이 사회의 모든 다툼과 갈등, 차별과 무시 등은 불성이 없기 때문이예요. 불성은 곧 스스로가 참 주인이 되는 것인데 이 혼란스러운 사회에선 절대 주인노릇을 할 수가 없어요. 왜냐? 위로 올라갈수록 하심(아래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 오히려 하대(천민취급)만 하기 때문이에요." (지용택 이사장)

 

"최고 책임자일수록 아래 사람을 존중하고 보듬어야죠. 올해는 국민 모두가 참 주인이 돼야 합니다.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며, 있는 그곳이 진리입니다.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를 먼저 바꾸세요. 그럼 세상은 곧 바뀔 겁니다." (석지산 큰스님)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1월 11일, 인천불교총연합회 신년 하례법회 봉행에서 새해맞이 법문을 통해, 계급 없는 만민평등을 설파했던 석가모니 부처를 혁명가로 지칭했다. 지 이사장은 그러며 "올해의 화두는 '수처작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불교정토종 이사장인 석지산 큰스님도 '수처작주'를 인용하며 "마음의 주인이 돼라"고 설파했다. 즉 스스로 참 주인이 되어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산 큰스님은 덧붙여 "많은 배움은 곧 다툼과 이기만을 불러올 뿐, 아니 배운 것만 못하다"라는 일침을 놨다. 스님의 설명인즉,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 외국유학까지 다녀온 후 교수가 돼 국회로 입성, 결국 싸움질만 해대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꾸짖은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왼쪽)과 류수용 인천시의회 의장
송영길 인천시장(왼쪽)과 류수용 인천시의회 의장이정민
송영길 인천시장(왼쪽)과 류수용 인천시의회 의장 ⓒ 이정민

"버려라, 버려라, 모두 버려라. 한 가지만 갖고 한 가지만 집중하라. 마음을 비우라는 뜻이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 보내기가 무섭지만, 요즘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국회 보내기도 무섭다. 만날 싸움박질만 해대니 아이들이 결국 뭘 보고 배우겠나. 사심을 버려라." (지산 큰스님)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

 

동장군이 그 매서운 위엄을 다시 드러냈던 임진년 정월 열하루(1월 11일). 1이라는 숫자만 다섯 번 겹치는 오전 11시, 인천 약사사(주지 화응스님) 대웅전 법당 안은 화두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저마다의 소원과 희망의 바람을 갖고 참석한 500여 명의 불자 및 정관계 인사들, 그리고 주지 스님들은 빛바랜 지난 시간을 회억하며 2012년의 새 빛을 불상 앞에 그려 넣었다.

 

 "만물이 곧 부처다"
"만물이 곧 부처다"이정민
"만물이 곧 부처다" ⓒ 이정민

 남북평화통일 발원
남북평화통일 발원이정민
남북평화통일 발원 ⓒ 이정민

먼저 안방마님 격인 박일초(자원사 주지) 인천불교총연합회(이하 인불총) 회장 스님은 임진년의 가장 큰 화두를 '소통과 통합'이라고 설파했다.

 

일초 스님은 법문을 통해 "바야흐로 세계는 지금 소통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라며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그리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의 지도자는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합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일초 스님은 "제대로 들을 줄 아는 자세야 말로 소통의 기본이요, 나보다 못한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무릎을 꿇을 줄 아는 자세가 바로 공감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일초 스님은 덧붙여 "소통은 통합의 리더십"이라며 "소통을 하려면 약자보다는 강자가, 하급자보다는 상급자가, 덜 가진 자 보다는 더 가진 자가, 가정에서는 가장이 먼저 열린 마음으로 상대의견을 듣고 이해해주어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스님은 또한 "소통의 부재는 독선적이고 상명하복만 강조할 뿐"이라며 "소통이 잃어버린 조직은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스스로 도태되거나 자멸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인천 약사사 합창단의 기도 발원 모습
인천 약사사 합창단의 기도 발원 모습이정민
인천 약사사 합창단의 기도 발원 모습 ⓒ 이정민

 석지산 큰스님의 집전 모습
석지산 큰스님의 집전 모습이정민
석지산 큰스님의 집전 모습 ⓒ 이정민

이어 인불총 부회장인 덕해(황룡사 주지) 스님은 화합과 이타사상을 강조했다. 스님은 "당면한 위기극복을 넘어 좀 더 긴 호흡으로 미래 비전을 준비해야 합니다"라며 "불교의 자리이타사상으로 상생과 남북공동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을 뛰어넘은 화합이야말로 이 험난한 시대의 가장 큰 화두요, 경제회복의 기본 원칙일 것"이라고 충언했다.

 

외부인사로 초청받은 송영길 인천시장은 임기 내에 인천 인구를 300만 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어 1월 2일 법랍 66세(세수 80세)의 나이로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지관 대종사 스님의 법문을 인용했다.

 

"생전 지관 스님께서는 '덕이 없으면 지어서라도 만들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는 마음속 '탐진치'의 버림을 강조한 것입니다. 정치를 하든, 공직에 있든 간에 사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언제가 그 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어려울수록 함께 노력해 공덕을 쌓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송영길 시장)

 

마지막으로 윤상현 한나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별과 같이 서로 비추는 아름다운 공생 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문병호 민주통합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천지인의 아름다운 조화'를, 김성진 통합진보당 중앙운영위원은 '99%서민을 위한 새로운 희망'을 새해 화두로 강조했다.   

 

 천간별로 보는 용의 색깔은 황룡, 청룡, 적룡, 백룡, 흑룡으로써 흑룡은 임금의 뒤에서 반란을 도모하는 강력한 역장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임진년은 마냥 좋은 해가 아니라 피해야 할 것이 많은 해로 심사숙고하며 일을 정진시켜야 한다. 무리한 계획보다는 순리에 따라 행하는 것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복일 것이다.
천간별로 보는 용의 색깔은 황룡, 청룡, 적룡, 백룡, 흑룡으로써 흑룡은 임금의 뒤에서 반란을 도모하는 강력한 역장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임진년은 마냥 좋은 해가 아니라 피해야 할 것이 많은 해로 심사숙고하며 일을 정진시켜야 한다. 무리한 계획보다는 순리에 따라 행하는 것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복일 것이다. 이정민
천간별로 보는 용의 색깔은 황룡, 청룡, 적룡, 백룡, 흑룡으로써 흑룡은 임금의 뒤에서 반란을 도모하는 강력한 역장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임진년은 마냥 좋은 해가 아니라 피해야 할 것이 많은 해로 심사숙고하며 일을 정진시켜야 한다. 무리한 계획보다는 순리에 따라 행하는 것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복일 것이다. ⓒ 이정민
덧붙이는 글 - '수처작주 입처개진' 법문 내용

"그대들이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그대로가 모두 참된 것이 된다. 어떤 경계가 다가온다 하여도 끄달리지 않을 것이다. 설령 묵은 습기와 무간 지옥에 들어갈 다섯 가지 죄업이 있다 하더라도 저절로 해탈의 큰 바다로 변할 것이다. 요즈음 공부하는 이들은 모두들 법을 모른다. 마치 양이 코를 들이대어 닿는 대로 입안으로 집어 넣는 것처럼 종과 주인을 가리지 못하며, 손님인지 주인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무리들은 삿된 마음으로 도에 들어왔다. 그러므로 이해득실과 시시비비의 번잡스런 일에 곧바로 빠져버리니 진정한 출가인이라고 이를 수 없다. 그야말로 바로 속된 사람이다."
#인천불교총연합회 #송영길 인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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