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궁원당의 담벽: 목숨 수(壽)자가 보인다.
이상기
현재 선희궁원당의 본채 건물은 나한전이 되어 있다. 가운데 금칠한 비로자나부처님이 안치되어 있고, 그 좌우에 화려하게 색칠한 16나한이 좌정하고 있다. 이들은 염주, 주장자, 동물, 경, 금강저, 꽃 같은 지물을 가지고 있다. 동물로는 사자, 학, 표범 등이 보인다. 여러 군데 절을 다니면서 나한상들을 보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그들의 표정이나 모습이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오면서 만난 당간지주 이제 우리는 경내에 외롭게 서 있는 고목을 지나 종고루 앞으로 간다. 이곳에는 범종과 북이 있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다. 종고루 오른쪽으로는 사천왕문이 있고, 이 문을 지나면 금강문이 나온다. 금강문으로 들어가기 전 오른쪽으로는 당간지주가 보인다. 철당간지주로 고려초인 1006년(목종 7년) 16m의 높이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866년(고종 3년) 당백전 주조용으로 징발되어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