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서울공원)나목이 춥지만 않은 이유는 새봄을 기다리는 꿈
김민수
겨울나무, 상록의 나무도 있지만 이파리 전부 떨궈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면 그들의 삶 속속들이 보이는 듯하여 애틋하고 장엄합니다.
'나목', 옷을 껴입어도 추울날, 그는 맨몸으로 겨울을 맞이합니다. 그래도 그들이 외롭지 않고, 쓸쓸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품고 있는 연록의 꿈, 새봄 새순을 앙상한 가지마다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나는 그들의 꿈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꾸는 꿈은 허황된 꿈이 아닙니다. 그 꿈이 고스란히 들어있기에 지극히 현실적인 꿈입니다.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고난의 상황이라도 그것이 지난 후의 삶을 거울로 보는 듯 보기 때문에 늘 웃을 수 있습니다. 나무를 보면서 꿈을 꾸는 사람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나무, 그 중에서도 겨울의 나목이 좋습니다.
나무의 원초적인 모습, 저 숲의 속내를 가장 깊이 볼 수 있는 계절. 그렇게 속내를 다 보여주고도 여전히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치장하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당당한 나무. 그 나무를 보면서 나도 그렇게 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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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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