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
김종길
북부산 나들목을 지나 두어 개의 터널에 동전을 던지고 시내에서 한참이나 가다서기를 반복하고 나서야 영도에 도착했습니다. 그 유명한 자갈치 시장도 지척이었습니다. 이제는 낡아 유물로 남은 영도대교가 옛 부산을 떠올리게 합니다. 새로 놓인 부산대교를 지나고도 한참이나 달려서야 태종대에 이르렀습니다.
"오늘은 열차 운행을 안 합니다. 자, 해상관광하실 분들 빨리빨리 오세요. 바다에서 보지 않으면 태종대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입구에서부터 봉고차를 세워 두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유람선 호객꾼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이 때문에 배를 탈까 하고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데 아내가 팔을 낚아채며 그냥 걷자고 합니다. 휴~
사람들로 늘 붐빈다고 하더니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다행히 한적했습니다. 전날 비가 와서 노면이 미끄러워 순환열차를 운행하지 않는다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온통 아스팔트길이라(물론 인도는 있었지만) 걷기에는 재미없는 곳이더군요. 열차관광과 해상관광도 좋겠지만 걷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