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국민일보 사태로 보는 기독언론의 바른 가치와 방향' 토론회에서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홍현진
남 사무국장의 '쓴소리'에 세미나에 참석한 60여 명의 <국민일보> 노조원들 사이에서 탄식과 함께 한숨이 흘러 나왔다. 이날 세미나는 이날로 14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일보> 노조와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국민일보> 노조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 개인 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민제 사장 퇴진 ▲ 편집국 기자 75.2%의 불신임을 받은 김윤호 편집국장 퇴진 ▲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노조위원장 복직 등을 요구하며 10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국민일보>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님에도 조용기 목사 사유물처럼 인식되어졌던 결과 언론으로서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위기에 닥쳐서 우리의 갈 길과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는 세미나를 갖는다는 게 너무 죄송스럽고 면목이 없지만, 아프더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여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회장인 조용기 여의도순복음 교회 목사가 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은 "토론회 참석요청을 망설였다"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공동취재단 일원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밝힌 이현주 <기독교연합신문> 기자는 "한국 교회의 우려되는 현실이 다 집약되어 있는 한기총 사태에 대해 <국민일보>가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기자는 "현재 한기총이 4개 언론사에 대해 '한기총 관련, 비방과 편향적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출입금지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쓸 경우 출입기자 교체를 요청했다"면서 "그런데 이러한 출입기자 교체 요구를 받아들인 곳은 <국민일보> 밖에 없었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 기자는 "<국민일보>는 '형님언론'이다. <국민일보>가 쓰는 영향력은 굉장히 대단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국민일보>가 기사를 바로 써주고, 힘 있게 써줄 때 저희 같은 작은 교계 언론사들도 따라가기 쉽다. 소외된 약자에 대해서, 교계의 할 말은 하는 그룹에 대해서, 교회의 부당한 현실에 대해 바르게 써달라." 성석환 도시공동체연구소 소장은 "<국민일보>가 그동안 타 기독교 언론 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처우와 교계에서의 영향력에 기대어 마땅히 감당하고 당연히 마주섰어야 할 한국교회의 모순과 죄악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면 이제 스스로 기독교 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국민일보>가 현실적이거나 태생적으로 볼 때는 한 교회 혹은 한 개인의 지도력에 의해 탄생했다고 해서 그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경영이나 소유권 분쟁에 휘말린다면 그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국민일보>가 자멸의 길에서 벗어나 기독교의 공공성을 명확히 담보해내는 공적 매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충고에 김지방 <국민일보> 기자는 "이번 파업까지 오게 된 계기 중에서 굉장히 중요한 게, 종교국 기자들이 가장 먼저, 가장 높이 목소리를 냈다"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속시원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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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형님언론' <국민일보>,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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