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이번에 그들이 택한 여행지는 라오스였다. <뉴욕타임스>가 꼭 가봐야 할 나라 1위로 선정했다는 나라, 라오스. 그 나라를 작가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나라'였다고 술회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처럼 볼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필리핀처럼 바다에 누워 휴양할 만한 곳도 못 된다. 그렇다고 베트남이나 태국처럼 해산물이 싸다거나 먹을거리가 넘치는 곳도 아니었다. - 서문에서
이 대목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나라가 여행자를, 그것도 '여행의 고수'를 유혹하는 건 당연하다. 한껏 여행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면서, 세상을 자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편안함이 그곳에 있을 테니까.
김향미·양학용, 이들 부부가 생각하는 여행은 4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있었음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엄밀한 의미에서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으므로.
책 제목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이들의 여행은 속도를 지향하지 않는다. 시속 4킬로미터라면 그건 아주 천천히, 주변을 아주 찬찬히 둘러보면서 걷는 것을 의미한다. 뒷짐을 지고 짐짓 여유를 부리면서 걷는 속도가 시속 4킬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돌아다니다가 누군가 말을 걸면 멈춰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모여 노는 것을 기웃거리고, 사원에서 낮잠을 즐기는 스님을 훔쳐보기도 하는 속도. 그래, 여행은 이렇게 해야 한다.
그러니 이들 부부가 시속 4킬로미터의 여행을 가장 좋아할 수밖에 없다. 여행 고수가 달리 여행 고수이겠는가.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나라' 라오스그런 여행을 하기 가장 알맞은 나라가 바로 라오스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많은 나라'에서 라오스에서 할 수 있는 여행이란다. 여유로움이 한껏 넘치는 여행이 아닐 수 없다. 대신 이런 여행은 자칫하면 볼거리는 하나도 없고 그저 피곤하기만한 여행이 될 수 있으므로, 마음의 여유는 반드시 지니고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