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치서핑의 경험은 어느 호텔에서의 하룻밤과도 견줄 수 없다.
이주리
나는 2년 전에 처음 프랑스에 왔을 때 카우치 서핑을 처음 해 봤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3일을 카우치 서핑 사이트에서 만난 파리지앵 델핀 집에서 지냈다. 그녀는 바쁜 와중에도 저녁마다 나와 같이 산책해주고, 프랑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줘서 그 후에도 그녀 덕분에 잘 여행할 수 있었다. 놀랐던 것은 그 친구 집은 그녀 혼자 사는 아주 조그마한 스튜디오였다. 사실 나는 카우치 서핑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이런 건 집이 큰 사람만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맞아준 프랑스 여자 친구의 조그마한 자취방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그 친구는 "나도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많이 카우치 서핑을 이용했는데, 자기 집이 좁다고 카우치 서핑을 하지 않는 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명 더 잘 공간이 있으니 여행자들과 방을 기꺼이 나눠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한 가지 더 놀라운 건 그 친구의 애인은 그 친구를 첫 번째로 카우치 서핑 해준 사람이었다. 물론 이렇게 카우치 서핑으로 이성 친구가 된 경우도 있지만, 열린 마음을 가지고 현지인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 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3층 집의 한 층을 독차지하다
나도 이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여행에서 카우치 서핑을 하게 됐다. 지금 만 18세인 멜리사는 여동생과 엄마와 잘츠부르크에서 살고 있는 대학생이다. 공부 때문에 한창 바쁘지만 고맙게도 나를 이틀 동안 재워주기로 했다.
3층 집에 가족과 함께 사는 멜리사는 내게 1층 거의 전부를 내줬다. 어렸을 때 4년 동안 남아공에 살아서 영어도 유창했다. 2년 전 가족들이랑 오스트리아의 다른 지역을 여행했을 때 카우치 서핑을 하고는 이 콘셉트가 마음에 들어 1년 전부터 외국 여행자들을 이렇게 재워주고 있다. 부모님도 너무 자주만 아니면 여행자들을 재워주는 것을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