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 조건 붙은 연합고사 찬반 설문조사는 꼼수"

고영진 교육감 "도의회 요구하면 응해" ... 차재원 지부장 "흔쾌히 받아들여라"

등록 2011.12.28 10:27수정 2011.12.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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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연합고사 부활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높다. 고영진 경상남도교육청 교육감이 "경상남도의회 찬반 양측 공동설문조사를 요구하면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전제 조건을 붙인 것은 꼼수"라는 반응이다.

고영진 교육감은 27일 경남도의회 의장실에서 허기도 의장의 중재로 조재규 교육위원장(교육의원)과 간담회를 가졌다. 조재규 교육위원장이 '공동 설문조사'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허 의장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

조재규 위원장은 지난 19일 '찬반 공동설문조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지난 21일 행정예고를 하면서 설문조사를 거부했다. 교육청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15학년도부터 내신(50%)·선발시험(50%)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간담회 때 조재규 교육위원장은 "교육 정책 문제는 소통 없이 추진되면 계속 논란이 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동설문조사를 해서 대안을 찾아야 하고, 크게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고영진 교육감은 "지난 5월 용역결과가 나온 뒤 공청회․설명회를 열었고,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답변도 했다"면서 "공동설문조사는 도의회 차원의 하나된 의견을 제시해 주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의회는 새해 1월 10일 임시회를 열 예정인데, 허기도 의장은 고입 연합고사 관련 설문조사 실시 여부를 안건으로 다루기로 했다. 조재규 교육위원장이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단식농성을 철회했던 것이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새해 1월 4~5일 사이 상임위를 연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일 낮 12시 경상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고입 연합고사 부활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경남도교육청 현관 문이 닫혀 있자 조합원들이 간판 옆에 항의 스티커를 붙여 놓은 모습.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일 낮 12시 경상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고입 연합고사 부활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경남도교육청 현관 문이 닫혀 있자 조합원들이 간판 옆에 항의 스티커를 붙여 놓은 모습.윤성효

차재원 지부장, 단식 16일만에 해제 ... "교육청의 전제조건은 꼼수"


고영진 교육감이 '도의회 차원의 하나된 의견'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찬반 설문조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차재원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꼼수로 보인다"고 밝혔다.

차 지부장은 교육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면서 오늘(28일)까지 1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차 지부장은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풀 예정이다.


차 지부장은 "단식농성장에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와서 단식을 풀 것을 권유했고, 시·군지역을 돌며 학부모들을 만나 여론을 살피기로 했다"면서 "학부모들은 1월중에 모금운동을 벌여 기금을 모은 뒤 2월경에 공신력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설문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 지부장은 "고입 연합고사 논란은 용역결과에 들어 있는 설문조사 자료가 잘못되어 제기된 것이다. 교육청이 찬반 공동설문조사를 흔쾌히 받아들였으면 괜찮은데, 전제 조건을 붙인 것은 꼼수로 보인다"면서 "교육청의 전제 조건은 쉽지 않다. 현재 도의회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많다. 그래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학사모'도 고입연합고사 반대

'고입연합고사 저지를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재원 지부장의 단식 해제와 함께 향후 활동 방향을 밝힌다.

또 이날 오후 6시 교육청 현관 앞에서는 "고입연합고사 투쟁을 총화하는 대책위의 마지막 촛불문화제"를 연다.

보수 성향의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경남'도 고입 연합고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27일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고사 부활은 현 7차교육과정의 기본목표인 학교 자율화, 특성화, 다양화와 학생 개인별 수준별 심화 학습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로 지금은 고입 정원보다 중학교 졸업자 수가 적다. 연합고사와 같은 선발시험의 기능과 의미는 이미 상실됐다"고 밝혔다.
#고입 연합고사 #경상남도교육청 #고영진 교육감 #차재원 전교조 경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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