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 전화는 서울시 강서구 방화3동에 위치한 국립국어원 내에 있다.
안세희
1991년에 문을 열어 작년에 20주년을 맞은 '가나다 전화'는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국어생활 종합상담실이다. 전국 어디서든 1599-9979(국어친구)로 추가 비용 없이 연결이 가능하며, 국어를 전공한 전문 상담원들이 즉시 답변해준다.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나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시까지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루 평균 200∼300건의 상담을 접수·처리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많은 시험기간엔 400건을 넘어가기도 한다. 국어를 사랑하고 아끼는 시민들의 전화가 가장 많고 방송인, 언론인, 교사, 출판업계 관계자, 작가, 학생 등 직업적으로 올바른 국어습관이 중요한 이들의 전화도 자주 걸려온다.
맞춤법, 띄어쓰기, 부호, 표준어, 외래어, 로마자 등을 포함해 표현, 어원, 순화까지 전반적인 국어 생활에 대한 상담이 모두 가능한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은 '띄어쓰기'로 상담 업무의 약 30%에 달한다.
한 이용자가 '올리브즙'의 띄어쓰기를 묻자 올리브즙은 붙여 쓰는 것이고, '즙'은 먹을 것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농축액'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명쾌한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나 이렇게 간결 명료한 질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곤란한 질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학교 시험 문제의 정답을 놓고 학부모가 전화하거나, 부부가 다툼 도중 전화를 걸어 '검증'을 요구하는 등의 경우다. 원칙만 설명하는 것이 방침이라 그대로 설명을 하지만 상담원 입장에서는 난처하다. 어떤 이용자는 왜 친척 호칭이 남성중심이냐고 따지기도 했다고. 그 외에도 무턱대고 민원을 접수한다거나 국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엔 관련 부서로 전화 연결을 해 준다.
"짜장면이 표준어 된 날 함께 짜장면 먹으러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