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과 현역. 옛 목포구등대와 새 등대가 나란히 서 있다.
이돈삼
지금의 목포구등대는 지난 2003년 새로 들어섰다.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예비역' 등대는 한쪽에 그대로 서 있다.
새 등대는 바닷가에 바짝 기대 서 있다. 자신을 붙잡아두고 있는 반도를 뛰쳐나가 언제라도 바다를 향해 돌진할 태세다. 바다에서 보면 배의 앞머리 형상을 닮았다. 육지에서는 배에 탄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항해하는 배의 형상을 본 따 만들어졌으며, 높이 36.5m에 이른다. 유럽풍의 무게감 있는 스타일로, 등롱이 닭의 벼슬처럼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나선형의 내부 층계는 예술적 조형미와 품위까지 지니고 있다. 등탑에 오르면 완도와 해남, 진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색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바닷길 안내에도 GPS(인공위성 자동위치측정 시스템)가 도입되면서 등대의 역할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목포구등대는 오늘도 바다를 향해 묵묵히 환한 불빛을 밝히고 서 있다.
목포구등대(목포구 항로표지관리소)는 목포항에서 뱃길로 10여 분 나가면 나타난다. 등대를 가까이서 보려면 승용차를 이용해 찾아가면 된다. 영산강 하구언에서 진도방면으로 현대삼호중공업과 영암방조제, 금호방조제를 차례로 지나 만나는 구지삼거리에서 오른편 매월리 이정표를 따라 14㎞ 들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