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비뇽 페스티벌공연 티켓들
정진세
티켓 가격은 가장 비싼 공연이 33유로(한화 5만 원)에서 27유로이고, 할인을 받으면 21유로(3만 원) 정도에 볼 수 있답니다. 한국에서 외국공연의 티켓가격이 대략 4~5만 원 정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청소년 할인(만 24세 미만)이 적용되면 15유로 내지 13유로에 볼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비뇽에 도착했을 때는 프랑스의 혁명기념일(7월 14일)이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는 사실에 맘이 한껏 부풀어 올랐지요. (물론, 강풍으로 인해 불꽃놀이는 전면 취소되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아비뇽의 정경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거리는 북적이는 관(광)객들과 홍보용으로 짤막한 공연을 선보이는 배우들, 그리고 거리 곳곳에 도배된 공연 포스터들로 요란하고 시끌벅적했습니다.
오프 공연 중에는 유난히 중국 공연이 많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중국계 제목과 이미지를 딴 포스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림잡아 열편 정도의 작품이었고, 아예 전용관도 따로 마련해놓고 있었습니다. 한국 공연은 도합 네 편이 오프 공연으로 참가하였습니다.
한국의 예술경영 지원센터와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관을 운영했습니다. 시기가 절묘하게도 파리에서 불어온 K-POP 열풍 등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였지요. 작은 교회 공간을 빌어 꾸민 한국관에는 국내 공연들의 책자 등이 전시되었고, 우리의 희곡들이 영어와 불어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한켠에선 공연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의 십대들이 보여준 열렬한 반응은 없었지만, 한국관에서는 이미 여러 관광객이 다녀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념일 다음날, 제일 먼저 관람한 공연은 우연찮게도 한국 공연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한불 합작 공연이지요. 한국의 젊은 배우들과 프랑스 연출가 알랭 티마르의 <코뿔소>입니다. 이 작품은 작년 여름에 오프 아비뇽의 작품으로 초연되었고, 가을에는 서울국제 공연예술제의 초청작으로 한국에서도 공연한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 공연을 보지 못한 제게는 아비뇽에서 만나는 한국공연이 반가웠습니다.
할 극장(Halle theater)에서 오전 11시에 상연이 되었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객석은 만원이었습니다. 다수가 프랑스인으로 보였습니다. 그들에겐 이오네스코라는 작가는 각별한 존재겠지요. 그들은 한국인 배우들이 해내는 <코뿔소>를 매우 진지하게 관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