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삼성안내견학교를 소재로 제작된 삼성화재 TV광고.
영상화면 갈무리
삼성그룹의 대표적 나눔활동이라는 안내견 분양 사업이 지난 1993년 시작된 이후 누적 분양 149마리로, 150마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사실은 22일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삼성안내견학교는 삼성화재의 후원으로 삼성에버랜드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안내견 양성 기관이다. 그동안 안내견 분양 사업은 삼성의 대표적 사회공헌사업으로 널리 알려졌고, 안내견 분양으로 많은 시각장애인이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보도를 접하면서 기쁘지만은 않았다. 삼성안내견학교가 장애인 복지보다는 기업 홍보에 이용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이익 추구는 당연한 일이다. 사회공헌을 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을 나무랄 생각도 없다.
그러나 삼성이 장애인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면, 장애인에 대한 기업의 태도 역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삼성은 지난해 안내견 사업 축소를 시도했다. 이는 삼성의 안내견 사업이 사회적 책임이 아닌, 단지 기업 이미지 홍보만를 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게 한다.
장애인 고용 외면하는 삼성그룹삼성은 안내견 사업 홍보에서 사실을 왜곡하기도 했다. 삼성안내견학교 누리집(
http://mydog.samsung.com)에는 국내 양성기관에 의해 배출된 최초의 안내견은, 1994년 양현봉씨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게 분양받은 리트리버트종의 '바다'라고 나온다.
그러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는 삼성보다 먼저인 1993년 '나들이'와 '마실이'를 분양했다. 사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안내견 사업을 실시한 기관이다. 그런데 사업 시작 후 삼성이 물질적 대량 공세로 안내견 사업을 실시하면서 협회는 안내견 사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자신들이 마치 국내 유일의 안내견 양성기관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협회 측은 안내견 사업이 어렵게 되자 1999년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양성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삼성도 청각도우미견 양성을 시작했다. 협회는 다시 지체장애인 도우미견으로 사업방향을 돌려야만 했다. 현재 협회는 시각장애인도우미견(안내견),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지체장애인 도우미견, 치료도우미견 등을 양성하고 있으나 삼성은 지난해 안내견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