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희로애락'
이승철
"네, 이 그림은 색채가 화려하지요? 인간이 느끼는 희로애락을 감성적으로 표현해 본 그림입니다. 어떠세요? 혹시 그런 느낌을 받지 않으셨나요?"지난 17일, 화실로 들어가려다 화실 앞 벽면에 걸려 있는 매우 역동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을 발견하고 그림에 대해 묻자 문병금 화백이 설명을 해준다. 그림 속에는 매우 다양한 형상들이 불규칙하지만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높은음자리표와 낮은음자리표, 음표와 쉼표, 그리고 날거나 뛰어오르고 기는 모습의 사람과 동물형상들, 조금은 난해했지만 그림을 들여다볼수록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성이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한 마디로 비구상 미술의 특징인 작가의 직관과 상상력이 자유롭게 표현된 작품이었다. 음악과 생물학적 형태의 인간, 그리고 동물형상을 단편적이지만 유기적으로 배열하여 연상시킨다. 하나하나의 단순한 이미지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생명력 있는 리듬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비구상 추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세계화실 안에는 온갖 그림도구들과 물감들. 그리고 완성된 작품들과 함께 아직은 미완성으로 화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이 몇 점 놓여 있다. 그런데 벽면 눈높이 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서 나와 눈동자가 마주친 무엇이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이었다.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