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거리에 잠옷을 입고 모두 드러누웠습니다. 소리 없는 외침 “청년에게 집을 달라.”
이준길
이들이 취한 액션은 정말 과감했고 유쾌했고 즐거웠습니다. 오후 3시가 되자 약속이라도 한 듯 갑자기 20여 명의 학생들이 각자 가져온 잠옷을 입고 담요를 덮어쓰고 길바닥에 드러눕는 것이었습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쟤네들 뭐야?" 하면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에게 집을 달라"라는 푯말이 가운데에 놓이자 "아하… 집값 내려달라"하면서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맞어 맞어. 정말 공감돼"하는 시민들도 있었고, "야, 빨리 사진 찍어서 트위터에 올려. 대박 나겠다"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10분 정도 경과하자 "많이 춥겠다"하며 안쓰러움을 표현하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누워 있는 학생 중에는 추워서 다리를 벌벌 떠는 친구들도 보였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저에게 한 친구가 누운 채로 조용히 물었습니다. "지금 몇 분 지났어요? 너무 추워요…" 그래서 제가 "이제 10분 지났어요"하니까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그렇게 30분 간의 퍼포먼스가 끝나자 각자 자기 할 일을 하러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청춘콘서트에 참여하면서 지난 10주 동안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해 함께 공부하며 지금의 퍼포먼스까지 달려왔다는 한 김동은 학생(청춘학교 참가자)에게 짧은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너무 추워서 손발에 감각이 없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졌지만 그래도 인터뷰는 즐거웠습니다.
"돈 때문에 보일러를 못 튼다는 학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