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전 검찰총장(자료사진)
유성호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SLS그룹 해체와 관련한 구명 로비를 위해 김준규 전 검찰총장을 두 번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찰총장은 지난 15일 "올해 초 서울 강남지역의 한 레스토랑에서 문환철 대표의 주선으로 이 회장과 만나 한 차례 식사를 같이 했다"면서 "1심 재판이 끝난 것을 확인하고 사건 관련 민원을 들어주는 차원에서 만나본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국철 비망록-검찰편'과 MBC < PD수첩 > 인터뷰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과 올 1월 각각 남산 ㅅ클럽과 강남의 한 고급식당에서 김 전 총장을 만나 SLS그룹 해체 과정의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찰총장은 1심 재판이 끝난 시점에 1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졌다며 업무 관련성에 선을 그었지만, 이 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던 때에도 피고인인 자신이 김 전 총장을 외부에서 만나 사실상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창원지법에서 1심 재판이 끝난 시점은 2010년 11월19일. 당시 법원은 뇌물공여 및 허위공시, 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과 형인 이아무개 대표이사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1월 28일자 기사에서 "이 회장은 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인 K씨를 고급 레스토랑에서 두 번이나 만났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K씨'가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다. (관련기사 :
"2~3억씩 여행용 가방에...명품 시계도 전달" 검찰 고위층 인사 9명, 이국철 구명로비 연루?)
이국철 회장 "김 전 총장을 두 번 만나 SLS사건 설명했다" 이 회장에게 김 전 총장을 소개해준 사람은 문환철 대영로직스 대표였다. 문 대표는 이 회장으로부터 로비자금 7억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이 회장은 '이국철 비망록-검찰편'에서 "문환철의 소개로 김준규 전 총장을 두 번 만났다"며 "(한번은) 남산 고급 레스토랑에서, (또 한번은) 강남의 ㅁ빌딩에 있는 (고급)식당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남산 레스토랑에서) 2시간 정도 만났는데 김 전 총장이 나에게 '과거는 잊고 새출발해라'고 말했다"며 "너무나 서민적이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해 머리가 스스로 내려갈 정도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김 전 총장을 '호평'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월 14일 MBC < PD수첩 >과 한 인터뷰에서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털어놓았다. 그는 "2010년 10월 남산에 있는 ㅅ클럽에서 오후 5시 정도에 만났다"며 당시 상황을 이렇게 자세하게 전했다.
"(김준규 총장은) 남색 가죽잠바를 입고 오셨다. 제가 충격을 받았다. 수영하고 오셨다고 했다. 직접 총장님을 뵈니까 아주 온화하고 세상을 넓게 봤다. 그러면서 나에게 '이해한다, 마음 많이 아프겠다, 그러나 다 잊어버려라, 과거사로 인해 이 회장 몸만 다친다'고 얘기했다. 저는 그 자리에서 (SLS조선의 전신인 신아조선 대표) 유아무개와 산업은행의 행태를 충분히 얘기했다."
이어 이 회장과 김 전 총장은 지난 1월 강남역과 교대역 사이에 위치한 ㅁ빌딩의 한 고급식당에서 다시 만났다. 이 빌딩은 문완철 대표가 운영하는 대영로직스의 서울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곳이다.
이 회장은 비망록에서 "문환철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2011년 1월 초순 강남 ㅁ빌딩 23층인가 27층인가에서 (김준규 총장을)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만났다"며 "이 빌딩은 (고급) 오피스텔인데 그 안에 식당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시 김준규 총장은 SLS사건을 경청했다"며 "당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함바비리사건으로 TV에) 나오던 날이었는데 (그걸 보고) 김 총장이 '우리 조직(검찰)도 정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층 인사들이 자주 가는 식당... 하루에 한 팀만 받아"